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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삼고초려” vs “대통령의 아바타”

“한동훈 삼고초려” vs “대통령의 아바타”

Posted December. 16, 2023 09:08   

Updated December. 16, 202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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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15일 오전 긴급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당내 주류 및 지도부 소속 의원들은 “한 장관을 삼고초려해서라도 모셔와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비주류에선 “윤석열 대통령 아바타를 올리면 총선을 이길 수 있겠나”라는 반발이 나왔다. 김기현 대표의 사퇴 후 지도부 공백 사태 속 비대위 체제 전환을 준비하는 가운데 당장 비대위원장 인선을 놓고도 의원들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난항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에선 18명의 의원이 발언에 나서면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2시간가량 진행됐다.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원장인 김성원 의원은 첫 발언자로 나서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이 판을 흔들어야 한다”며 “이 위기를 뚫고 나갈 수 있는 분이 한 장관이다. 삼고초려해서라도 모셔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 주류인 김석기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버금가는 인지도와 지지도를 갖고 있으면서 재판을 받는 이 대표와 대비되는 인물이기에 검사 출신이지만 괜찮다”고 했다.

반면 비윤계 김웅 의원은 “우리 당이 용산 2중대 역할을 해서 국민들 지지를 못 받는 것”이라며 한 장관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조해진 의원을 비롯한 중진 의원들도 한 장관의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을 들어 비대위원장보다는 향후 꾸려질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사퇴 전 단체 대화방에서 김 대표를 옹호했던 초선들은 이날 따로 발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총에서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의원들의 자유 발언이 이어지자 윤재옥 원내대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와서 바로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고 “추후 추가 의총 등을 통해 의원들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의총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11시로 예정됐던 재선의원 간담회도 취소됐다. 재선의원들은 당초 간담회를 열고 당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