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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육아’ 노인들, 75세 돼야 집안일서 해방

‘황혼 육아’ 노인들, 75세 돼야 집안일서 해방

Posted December. 06, 2023 08:02   

Updated December. 06, 202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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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남성의 가사 분담이 꾸준히 늘었는데도 여전히 여성의 절반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혼 육아가 늘면서 한국인은 평균 75세가 돼서야 집안일에서 벗어났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국민시간이전계정 심층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국내에서 이뤄진 가사노동은 490조9000억 원어치로 집계됐다. 가사도우미 등 유급 노동은 제외하고 가정에서 이뤄지는 무료 노동만 따진 것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5.5%에 달한다.

성별로 보면 여성은 356조 원(전체의 72.6%), 남성은 134조9000억 원(27.5%)어치의 가사노동을 했다. 가사노동 생산에서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9년 20.1%에서 20년간 7.5%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의 몫이 2.6배가량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65세 이상 노년층의 가사노동은 80조9000억 원(16.5%)이었다. 노년층의 가사노동 비중은 1999년 8.4%에서 2배 가까이로 뛰었다. 고령화 영향에 맞벌이 부부 증가로 황혼육아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한국인들은 75세 이후에야 가사노동 생산보다 소비가 많아졌다. 75세가 넘어야 가족들로부터 가사노동 서비스를 더 많이 받아 집안일에서 해방된다는 의미다.

반면 가사노동이 가장 많은 시기는 38세로 1인당 평균 1691만 원어치의 집안일을 했다. 38세 여성은 2451만 원어치 가사노동을 해 생애주기 가운데 가장 많았다. 남성은 39세에 집안일을 가장 많이 해 900만 원어치를 생산했다. 또 돌봄이 가장 많이 필요한 0세 아동 한 명은 부모 등으로부터 평균 3638만 원의 가사노동 서비스를 받고 있었다.


세종=송혜미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