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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위성 궤도 진입시킨 北 “곧 여러 개 추가 발사”

정찰위성 궤도 진입시킨 北 “곧 여러 개 추가 발사”

Posted November. 23, 2023 07:56   

Updated November. 23, 2023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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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그제 밤 군사 정찰위성을 기습 발사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2일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운반 로켓 ‘천리마 1형’을 “성공적으로 발사”해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고 밝혔다. 보도 내용이 맞다면 북한은 5월과 8월 연이은 실패 후 석 달 만에 세 번째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9·19 남북 군사합의 중 대북 정찰 능력을 제한하는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켰고, 곧이어 군사분계선 인근에 정찰용 무인기를 전격 투입했다.

북한의 첫 군사 정찰위성 발사는 공격의 효율성과 정밀성을 높일 ‘눈’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남한의 주요 군사기지 동향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 움직임을 들여다볼 우주에서의 감시, 정찰 활동에 첫발을 떼게 되는 것이다. 위성의 해상도는 3∼5m급의 낮은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향후 기술력을 높여 더 정밀한 영상정보들을 확보하는 건 시간문제다. 9월 북러 정상회담 후 러시아가 기술 지원에 나선 정황들도 포착되고 있다.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연달아 쏘아 올리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장거리 로켓의 발사 기술은 기본적으로 장거리 미사일 기술과 같아 언제라도 전용 가능하다. 위성의 반복적 발사가 핵무기 투발수단인 ICBM의 성능 향상으로 직결된다는 의미다. 발사 자체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지만, 제재가 무력화한 틈을 타 북한은 감행을 지속하고 있다. “5년 내 다량의 군사정찰위성을 다각 배치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빠른 기간 내 여러 개를 추가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5대 국방과업’ 중 하나인 정찰위성을 확보한 북한의 향후 도발 강도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고도화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려면 우리 군의 대북 정찰, 감시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 우리 군 또한 30일 발사 예정인 첫 독자 정찰위성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모두 5기의 정찰위성을 쏠 계획이다. 위성 주기에 따라 발생하는 정찰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면 북한 내부를 24시간 들여다볼 수 있는 촘촘하고 정교한 위성 감시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9·19 군사합의의 일부 효력정지를 빌미로 한 북한의 국지 도발 가능성에도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는 시기인 만큼 군 당국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재개하는 감시, 정찰 활동을 통해 북측 동향을 면밀히 살펴가며 대응해야 할 것이다. 다음달부터 가동되는 한미일 실시간 미사일 정보공유 체계도 차질 없이 운용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