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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육아휴직 男근로자, 전체 3만7885명의 29%

작년 육아휴직 男근로자, 전체 3만7885명의 29%

Posted October. 31, 2023 09:52   

Updated October. 31, 202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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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절개 수술 날짜보다 빨리 진통이 와서 출근했던 남편이 급히 병원으로 달려와 아이를 낳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남편 회사에서 배우자 출산 휴가를 10일이 아니라 3일만 쓰게 강요하더라고요.”

30일 고용노동부는 올 4월 19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온라인 모성보호 익명신고센터’를 운영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총 22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법 위반 의심 사례가 접수되면 근로감독관의 시정지시 및 근로감독으로 이어진다. 고용부는 해당 남편 회사에 행정지도를 실시해 남은 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조치했다.

접수된 신고 중에는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불리한 처우가 47건으로 가장 많았다. 육아휴직 사용 방해와 승인 거부(36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의 사용 방해 및 승인 거부(27건) 등이 뒤를 이었다. 출산·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정부가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정책을 못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육아휴직 제도는 국내 전체 근로자의 80% 이상이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에선 여전히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부에서 받은 ‘기업 규모별 육아휴직 고용 유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서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귀한 사람 중 계속 직장에 다니는 이들은 10명 중 7명에 불과했다. 3명은 육아휴직 이후 계속 일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역시 여전히 여성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근로자는 3만7885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28.9%였다. 2015년 5.6%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주로 여성들이 육아휴직을 쓰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부모 육아휴직제를 사용할 때 받는 급여의 상한액을 월 최대 300만 원에서 450만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육아휴직을 제대로 쓸 수 있는 환경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근로자의 육아휴직 비중이 높은 기업은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세종=김형민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