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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에 佛감독, 여성 세번째 황금종려상

Posted May. 29, 2023 08:10   

Updated May. 29, 202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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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종려상을 받은 여성이 세 명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는 깊은 변화의 새벽에 서 있습니다.”

27일(현지 시간) 열린 제76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여성으로는 사상 세 번째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아나토미 오브 어 폴’의 쥐스틴 트리에 감독(45·프랑스)이 말했다.

‘아나토미 오브 어 폴’은 한 작가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고, 앞을 볼 수 없는 아들이 유일한 목격자로 지목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앞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여성 감독은 ‘피아노’(1993년)의 제인 캠피언과 ‘티탄’(2021년)의 쥘리아 뒤쿠르노뿐이다. 트리에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상업화로 프랑스 문화가 무너지고 있다”며 프랑스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날 시상식이 열린 칸 뤼미에르 극장 무대에 황금종려상 시상자로 나선 배우 제인 폰다는 트리에 감독이 호명되자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뜨며 손뼉을 쳤다.

심사위원대상은 ‘더 존 오프 인터레스트’의 감독 조너선 글레이저(영국)가, 감독상은 베트남 출신 프랑스인인 ‘더 포토푀’의 감독 쩐아인훙이 각각 수상했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가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계가 주목을 받았다면, 올해는 일본이 약진했다. ‘괴물’(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시나리오를 쓴 사카모토 유지가 각본상을, 독일 영화 ‘퍼펙트 데이즈’(빔 벤더스 감독)에 출연한 일본 배우 야쿠쇼 고지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일본 배우가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건 2004년 ‘아무도 모른다’의 야기라 유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여우주연상 시상자로 나선 송 씨는 튀르키예 영화 ‘어바웃 드라이 그라시즈’의 배우 메르베 디즈다르에게 상패를 건넸다. 송 씨는 우리말로 “오늘 이 자리, 무대 위의 기쁨을 위해서 긴 고통의 시간을 인내하고 견디지 않나 생각한다”며 축하했다. 송 씨는 주연을 맡은 영화 ‘거미집’이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아 여덟 번째로 칸을 찾았다.

한국 영화는 올해 ‘화란’ ‘잠’ ‘탈출: 사일런스’ ‘우리의 하루’ 등 장편 5편이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경쟁부문 진출작은 없었다. 영화학교 학생들의 단편 영화에 시상하는 ‘라 시네프’ 부문에서 황혜인 감독이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 ‘홀’로 2등상을 받았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