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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협회 “비거리 289.9m 안 넘게 골프공 성능 제한”

美英협회 “비거리 289.9m 안 넘게 골프공 성능 제한”

Posted March. 16, 2023 07:50   

Updated March. 16, 202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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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야드(약 320m)가 넘는 장타를 날리는 선수를 앞으로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골프 규칙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 R&A는 15일 공동성명을 통해 프로 대회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골프공 성능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비거리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USGA와 R&A는 시속 127마일(약 204.4km) 스윙 속도로 골프공을 때렸을 때 비거리가 317야드(약 289.9m)를 넘지 않도록 3년 안에 규정을 바꿀 계획이다. 이 규정이 적용되면 프로 선수들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골프공을 덜 날아가는 공으로 바꿔야 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상급 장타자들의 비거리는 15야드(약 13.7m)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골프공 성능 제한 조치는 비거리가 늘어나면서 골프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번 시즌 PGA투어 선수들의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는 297.2야드(약 271.8m)로 20년 전 285.9야드(약 261.4m)보다 약 4% 늘었다. 평균 300야드 이상 때리는 장타자도 같은 기간 9명에서 83명으로 많아졌다. 13일 끝난 PGA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최대 362야드의 티샷을 날렸다.

비거리 증가에 따른 문제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장타자가 많아지면서 다양한 클럽을 사용한 전략적인 코스 공략이 사라지고 있는 분위기다. 골프장 코스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다음 달 6일부터 열리는 마스터스 대회장인 오거스타 내셔널의 상징적인 13번홀(파5)은 35야드 늘어난 545야드가 됐다. 길어진 골프 코스만큼 경기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USGA와 R&A는 비거리를 줄이기 위해 드라이버 샤프트 길이를 46인치로 제한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USGA와 R&A는 8월까지 의견을 모을 계획인 가운데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전 세계 프로 선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골프공인 타이틀리스트 제조사 아쿠쉬네트는 “앞으로 선수들은 1990년대에 사용했던 짧은 비거리 골프공을 사용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남자 골프 대표 장타자인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도 “더 멀리 치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큰 핸디캡이다. (골프공 성능 제한은) 골프 경기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PGA투어는 “이 사안에 대해 광범위하고 독립적인 검토를 하겠다”며 “투어, 선수 또는 팬들이 경기를 즐기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고 골프에 이익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