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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끌고 ‘아미’가 밀고...싸이가 못넘은 벽 넘었다

유튜브가 끌고 ‘아미’가 밀고...싸이가 못넘은 벽 넘었다

Posted September. 02, 2020 07:35   

Updated September. 02, 202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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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팝이 K드라마와 함께 한국의 가장 성공적인 문화 수출품이 되고 있다.”(영국 가디언지)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핫100(싱글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한국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국내외 언론과 유명 인사들이 방탄소년단이 핫100 1위에 오른 것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K팝의 자부심을 드높이는 쾌거입니다. 1위에 오른 ‘Dynamite’는 코로나19로 힘겨운 전 세계인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만든 노래라고 하니 더욱 뜻깊습니다”라는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차트 도전은 2016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앨범 ‘WINGS’가 앨범차트 26위에 올랐다. 이후 2018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네 차례나 앨범차트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싱글차트 정상은 쉽지 않아 보였다. 종전 최고기록은 올 3월의 4위(‘ON’). 3년간 11차례 ‘핫100’에 오르며 최근 3곡을 톱10에 올려놓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번 1위는 놀랍다.

 빌보드는 매주 미국 내 라디오 방송 횟수, 싱글 음반 및 음원 판매량과 스트리밍 횟수, 유튜브 조회수 등을 집계한다. 싱글차트는 그 주에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곡을 보여주는 척도다. 빌보드가 운영하는 수많은 차트 가운데 가장 대중의 주목도가 높다.

○ 유튜브가 견인, 스포티파이-라디오 선전도 한몫

 싱글차트 1위에는 유튜브 화력이 큰 몫을 했다. ‘Dynamite’(8월 21일 발매)는 유튜브에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지 24시간 만에 조회수 1억 회를 넘기며 신기록을 세웠다. 빌보드는 2013년부터 유튜브 조회수를 차트에 반영하고 있다. K팝이 도화선이 됐다.

 가수 싸이의 경우 2012년 ‘강남스타일’의 선풍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현지 라디오 재생 횟수 등에서 밀려 미국 록 밴드 머룬5를 끝내 추월하지 못했다.  미국 최대 음원 소비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에서 선전한 것도 도움이 됐다. ‘Dynamite’는 한국 가수 곡으로는 최초로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 50’ 1위, ‘미국 톱 50’ 3위에 올랐다.

 라디오에서도 ‘Dynamite’는 예전보다 덜 고전했다. 라디오 에어플레이 차트에서 한국 가수 최고인 30위를 기록했다.

○ 미국 TV 출연하며 눈도장, 영어 가사로 승부수

 그 어느 때보다 치밀했던 현지화 전략도 주효했다. 일단 곡 전체 가사를 영어로 만들었다. 방탄소년단은 ‘한국어 가사로 언어 장벽을 뚫었다’는 기존의 자부심을 잠깐 접어뒀다. 작사·작곡가도 이미 미국 시장에서 검증된 영국인으로 기용했다.

 음원 발표 시점도 미국에 맞췄다. ‘Dynamite’는 한국 시간으로 금요일 오후 1시에 공개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금요일 0시다. 미국과 유럽은 2015년부터 ‘뉴 뮤직 프라이데이’ 캠페인을 시행하며 대부분의 팝 가수가 금요일에 신곡을 내 주목을 받는다.  2017년부터 미국 주요 TV 프로그램과 시상식에 얼굴을 보이며 현지 저변을 넓혀간 것도 효과를 봤다. K팝 특유의 열성적 팬 문화가 현지 아미에게 이식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1인 다(多)계정, 다플랫폼, 다디바이스의 시대에 종교적 팬덤을 가진 가수가 보편적 인기의 가수와 겨뤄볼 만해진 디지털 환경이 차트를 움직인 셈이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