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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후 20년간 바뀐게 없는 북

Posted July. 08, 201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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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일성이 김영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준비하다 급사한 지 오늘로 꼭 20년이 됐다. 북한은 그가 숨지기 전 날 통일에 관한 문건에 마지막으로 서명한 것을 거론하면서 북남관계 개선과 자주통일의 새로운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려는 입장이라는 정부 성명을 어제 발표했다. 북한은 북남은 민족 내부 문제에 간섭하려는 외세의 부당한 행위를 일절 허용하지 말고 공동으로 맞서 나가야 한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해 북핵 반대 의사를 밝힌 데 불만을 표현했다. 우리의 핵은 통일의 장애도, 북남관계개선의 걸림돌도 아니다라며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드레스덴 선언을 격렬히 비난하는 북의 태도는 북핵 포기 의사가 전혀 없고, 현실인식에도 변화가 없음을 드러낸다.

북한 김정은 집단이 남조선의 보수 정권을 비방하고 북침 전쟁 연습(한미연합군사훈련) 중지 등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늘어놓은 데 대해 정부가 비합리적 주장을 되풀이할 게 아니라 대화의 장에 조속히 나와야 한다고 반박한 것은 당연하다. 다만 민족단합의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 9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과 함께 응원단을 보내겠다는 북의 제안은 거부할 이유가 없다.

북한은 2002년 9월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와 2003년 8월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2005년 9월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 때 젊은 여성들을 주축으로 한 응원단을 파견했다.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도 응원단원으로 인천을 다녀갔다. 이들의 미모와 김정일을 비이성적으로 떠받드는 행동거지가 화제가 됐다. 문제는 북의 진정성이 없다는 데 있다. 북 국방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특별제안에서 사전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라며 8월 한미 을지 프리덤 가디언 합동군사연습 계획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북이 이런 정치적 복선을 깔고 아시아경기대회에 참석하려는 것이라면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김일성 사망 후 국내외에서 북한 붕괴론이 제기됐지만 김정일을 거쳐 김정은까지 일가의 통치는 계속되고 있다. 상황의 유불리에 따라 그때그때 화전양면()의 대남전술을 구사하는 것도 바뀐 게 없다. 억압과 착취, 대남 갈등 고조로 과연 언제까지 정권을 유지할 것인가. 할아버지, 아버지가 가로막았던 한반도의 평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김정은 자신부터 달라져야 한다. 남북교류가 더는 일과성 쇼에 그쳐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