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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중 방문 한달만에 러엔 왜?

Posted June. 29, 201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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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0일 또는 다음 달 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북-러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28일 보도했다. 양국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2002년 8월 이후 9년 만이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9일 밤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내년 가을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관련 시설을 시찰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1일 두만강 철교를 통해 러시아 하산으로 건너간 뒤 특별열차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은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대통령 별장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의 프라토코프 대외정보청 장관은 지난달 북한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사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러시아 정부에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계속 문의하고 있으나 러시아 측이 개최 여부를 확인해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 측이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현대호텔의 객실 대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블라디보스토크의 경계도 강화되고 있다.

북-러 회담이 열리면 지난달 중국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회담한지 1개월여 만에 이어지는 김 위원장의 연쇄 정상외교여서 주목된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의 3국 국경지대에 있는 나선특구 개발에 러시아를 끌어들이려 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나선특구에 일부 자금을 투자한 러시아는 김 위원장에게 투자 확대를 약속할 가능성이 있다. 시베리아와 북한을 잇는 철도 및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대북 인도지원 등도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자회담 재개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을 얻는 데 성공한다면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이미지를 벗고 외교적 균형을 취할 수도 있다. 러시아는 북한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동북아시아 안정에 기여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과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다.



윤종구 윤완준 jkmas@donga.com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