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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과 소로스의 환율전쟁, 원화 피해 막을 비책 있나

중과 소로스의 환율전쟁, 원화 피해 막을 비책 있나

Posted January. 29, 2016 07:14,   

Updated January. 29, 2016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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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소로스, 빌 애크먼 등 헤지펀드 큰 손들이 일제히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면서 헤지펀드와 중국 금융당국 간의 환율 전면전이 벌어지고 있다. 소로스 회장이 21일 다보스포럼에서 “중국 경제 경착륙은 피할 수 없다”며 “아시아 통화의 미국 달러화 대비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지난해 말 미국 국채를 샀다”고 발언한 것이 도화선이다. 중국은 과거 환투기로 막대한 돈을 벌었던 소로스가 이번엔 위안화와 홍콩달러를 공매도 해 환율 급등을 초래했고, 중국 증시 혼란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일보가 26일 ‘중국을 향해 선전포고? 하하’라는 사설을 1면에 싣고 위안화와 홍콩달러에 대한 투기 공격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제는 중국 경제사령탑인 리커창 총리가 “중국 경제는 합리적 범위 내에 있다”고 소로스 공격에 가세했다. 중국이 3조 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를 동원하면 단기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떠받치고 자본유출도 막는 데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투기자본이 동시에 소로스 편에서 위안화를 공격하면 장기적 전세(戰勢)를 장담할 수는 없다.

중국의 불투명한 외환시장과 공산당 정부에 종속된 중앙은행, 시장을 이기지 못하는 정책의 비효율성이 모두 노출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자본유출을 통제하면 위안화의 국제통화로서 지위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신흥시장에서 자본유출 통제는 더 이상 금기가 아니다’라고 엇갈린 관전평을 내놓았다.

소로스 대(對) 중국의 일전은 우리에게도 위협이다. 한국 경제는 중국 의존도가 높고 원화는 위안화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리(Proxy) 통화’다. 위안화 유출이 심화되면 원화가 한국을 빠져나가는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아시아 통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소로스의 발언을 원화가 이미 헤지펀드의 공격 범위에 포함됐다는 의미로 확대하면 간담이 서늘해진다.

정부가 눈앞의 환율에 연연해 외환보유액을 소진하는 건 근시안적이다. 원-달러 환율을 높여야 수출이 잘 된다는 판단에 따라 외환보유액을 대폭 늘리는 것도 환율전쟁의 한 면만 본 것이다. ‘통화스와프가 꼭 필요하다’고 전 세계에 대고 목소리 높인다면 이 역시 하수의 전략이다. 조용하면서도 흔들리지 않게 줄을 타는 고단수가 우리에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