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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서 한미일 정상회담 추진

Posted June. 22, 2022 07:54   

Updated June. 22, 202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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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29,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4개국 정상회담에 이어 한일 양국이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복수의 양자회담에서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21일 일본 NHK와 TV아사히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나토 정상회의 기간 중 각국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싶다는 의향을 나타내며 한미일 정상회담이 가능한지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한미일 정상회담에 호주, 뉴질랜드를 포함해 5개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일본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 “정부가 한미일 정상회담 추진 제안을 받고 일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3개국 정상은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9월 유엔총회 기간에 머리를 맞댄 지 4년 9개월 만에 대면하게 된다.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이 추진하는 구상인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대한 협력을 이끌어낼 방침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맞서 한미일의 공조를 확인하겠다는 취지도 담겨 있다.

 다만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한일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 정부는 현재 한국과의 양자 정상회담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다음 달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국 내 보수강경파의 목소리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당장 한일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보류하면서도 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중국 등에 대항하는 한국과의 제휴를 강화하는 방안을 꾀하고 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원하는 미국 측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려면 한미일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한미일이 경제, 군사적으로 매우 긴밀한 3자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 도쿄=이상훈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