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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호, 월드컵 데뷔 11분만에 ‘확률 4% 중거리포’

백승호, 월드컵 데뷔 11분만에 ‘확률 4% 중거리포’

Posted December. 07, 2022 07:47   

Updated December. 07, 2022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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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한국이 0-4로 끌려가던 후반 31분. 이강인(21·마요르카)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찬 프리킥 볼이 브라질 수비수 머리를 맞고 아크서클 오른쪽에 있던 백승호(25·전북)에게 향했다. 백승호는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을 날렸고 볼은 수비수를 살짝 맞은 뒤 브라질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0분 교체 투입돼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백승호가 출전 11분 만에 데뷔 골까지 터뜨린 것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유력한 ‘야신상’(최고 골키퍼상) 후보로 꼽히는 브라질 골키퍼 알리송(30·리버풀)이 다이빙하며 손을 뻗었지만 최고 시속 89km의 강력한 슛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알리송의 이번 대회 첫 실점이었다.

 백승호가 무득점 패배를 막아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번 슛은 골로 이어질 확률이 4%밖에 되지 않는 고난도 슛이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폿몹(Fotmob)’에 따르면 이 골의 기대 득점(xG·expected goals)은 0.04였다. 기대 득점은 선수 위치, 골문까지의 거리, 슈팅 각도 등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슛이 득점으로 이어질 확률을 계산한 수치다. 기대 득점 0.04는 100번 차면 4번 들어가는 정도의 슛이라는 의미다.

 정확도 높은 승패 예측으로 ‘인간 문어’ 별명을 가진 영국 BBC 해설위원 크리스 서턴은 백승호의 골을 보고 “엄청난 골이었다. 25야드(약 23m) 밖에서 때린 슈팅은 알리송조차 막을 수 없었다”고 극찬했다. 백승호는 “기회가 오면 자신 있게 슈팅을 차자고 했는데 마침 내 앞에 공이 떨어졌다. 굴절되면서 운 좋게 들어갔다”며 “2002년 월드컵을 보고 축구를 시작했는데 20년이 지나 데뷔전을 치렀다. 인생에 잊을 수 없는 하루이고,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