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에 대해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달 18일 논란이 불거지자, 다음 날 서면 사과문을 낸 데 이어 일주일 만에 대면 사과를 다시 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 표현과 ‘책상에 탁’ 문구를 사용한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해 5·18 민주화운동과 고문으로 숨진 고 박종철 열사를 희화화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하고 사과했지만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이날 정 회장이 “여러분의 용서를 구한다”며 재차 머리를 숙였다.
그룹 총수의 사과에도 여론은 엇갈렸다. 부적절한 기업 마케팅에 대한 책임은 그만큼 무겁다. 신세계그룹은 자체 조사 결과 관련 임직원들의 고의성을 가려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탱크데이’ 이름을 제안한 직원 등 3명은 휴대전화 제출을 거부했고, 사내 메신저 대화 기록도 1주일 분량만 남아 있어 회사 차원 진상 파악의 한계가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추후 밝혀야 할 일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팀장, 담당, 본부장, 대표이사 등 4단계 보고 절차를 거쳐 이번 마케팅을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누구도 제동을 걸지 않았다. 행사 관련자 7명 중 일부는 해당 마케팅 디자인 시안이 담긴 이메일의 첨부파일도 열어보지 않고 관행적으로 승인했다. 법무팀의 검토도 없었다. 문제를 사전에 걸러낼 내부 통제 시스템이 먹통이 된 것이다.
이번 논란은 외신에 보도될 정도로 일파만파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질타하고 6·3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의 정쟁 불씨로 비화했다. 공직사회에서 불매운동도 일고 있다. 그룹 총수가 머리를 숙이고 미국 본사까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며 사과한 만큼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가 우선이다. 정부 차원의 개입이나 정치인의 무리한 ‘기업 때리기’가 계속된다면 혼란을 키우고 통상 압력의 빌미를 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기업 마케팅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되풀이되는 일은 문제다.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일자리를 만들고 세금을 내는 좁은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주주는 물론이고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한 적극적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임직원의 인식과 언행, 허술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환골탈태 수준으로 바꿔야 재발을 막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