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특명 ‘한일전 10연패 탈출’… 손 마주치던 다저스 동료 충돌

특명 ‘한일전 10연패 탈출’… 손 마주치던 다저스 동료 충돌

Posted March. 07, 2026 09:01   

Updated March. 07, 2026 09:01


“우리 대표팀이 정말 강해졌다. 일본을 이길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국 야구 대표팀의 김도영(23·KIA)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끝난 뒤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홈런 4방을 앞세워 체코를 11-4로 꺾고 17년 만에 WBC 조별리그 첫 경기 승리를 따냈다. 한국 대표팀은 7일 오후 7시 안방 팀이자 ‘디펜딩 챔피언’ 일본과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성인 대표팀 맞대결에서 한국 야구가 일본을 꺾은 건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결승(4-3 승)이 마지막이다. 이후 일본과 11번 맞붙어 1무 10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1월 16일 도쿄돔에서 열린 K-베이스볼 시리즈 2차전을 7-7 무승부로 마무리하면서 11연패를 피한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번 일본 대표팀에는 작년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오타니 쇼헤이(32)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8) 등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선수 8명이 합류했기 때문에 작년 맞대결 때보다 전력이 더 강하다.

한국은 2023년 WBC 때 3점을 먼저 뽑았다. 하지만 마운드가 일본의 화력을 당해내지 못하며 4-13으로 역전패했다. 다만 당시에는 호주에 7-8로 의외의 ‘업셋’을 당한 바로 다음 날 경기를 치르는 바람에 부담이 컸다. 이번에는 첫 경기에서 승리한 데다 휴식일도 하루 끼어 있다. 또 한국계 미국인 선수가 대거 팀에 합류한 것도 달라진 점이다.

체코전 3회와 5회 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셰이 위트컴(28·휴스턴)은 “일본은 정말 세계적인 팀이고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선수도 많다”면서 “꼭 이기고 싶은 상대다. 최근 연패를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에는 좋은 모습으로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저마이 존스(29·디트로이트)도 2회말 1사 1, 3루에서 적시타를 친 뒤 8회말에는 쐐기 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류지현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전에는 대표팀 타선이 왼손 타자 위주였다. 팀을 맡은 후 좌우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오른손 타자들인) 위트컴과 존스 같은 선수가 대표팀에 들어오게 됐다”면서 “예전에는 상대 팀이 투수 운용을 쉽게 가져가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제는 고민을 많이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계속해 “휴식일인 6일 재정비를 잘해 일본전 선발 라인업 등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선발 투수를 알려줄 수 있냐’는 일본 기자 질문에는 “일본 선발 투수가 누구인지 먼저 알려주면 나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일본 언론에서는 왼손 투수 기쿠치 유세이(35·LA 에인절스)가 한국을 상대로 선발 등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론토에서 류현진(39·한화)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기쿠치는 최고 시속 99마일(약 159km)에 달하는 빠른 공이 강점이다. 반면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시절부터 ‘뜬금포’(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오는 홈런)를 자주 얻어맞는 게 약점으로 꼽혔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도쿄돔에서는 이 약점이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도쿄돔은 ‘돔런’이라는 표현이 따로 있을 만큼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기 때문이다. 돔구장 지붕을 풍선처럼 띄우는 과정에서 상승 기류가 발생해 도쿄돔에서는 타구 비거리가 늘어난다.

자연스레 도쿄돔에서는 땅볼 유도 능력이 좋은 투수가 좋은 성적을 거둘 확률이 높다.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 오른손 투수 데인 더닝(32·시애틀)은 국내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땅꾼’이라는 별명으로 통할 만큼 땅볼 유도 능력이 뛰어나다. 고영표(35·KT), 손주영(28·한화)도 마찬가지다. 류현진도 그렇다. 다만 한국 대표팀의 목표가 ‘일본전 승리’보다는 ‘8강 진출’에 맞춰져 있는 만큼 총력전을 펼칠 수는 없다. 한국은 이튿날인 8일 낮 12시에 곧바로 대만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팀 주장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는 “한일전 때는 일본이 일방적인 응원을 받을 것이라 경기장 분위기가 다를 것이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하던 대로 경기를 풀어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황규인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