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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출신 스비톨리나, 벨라루스 선수 꺾고 윔블던 8강

우크라 출신 스비톨리나, 벨라루스 선수 꺾고 윔블던 8강

Posted July. 11, 2023 07:52   

Updated July. 11, 202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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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 딸을 낳았을 때를 빼고 인생에서 이보다 행복한 순간은 없었다.”

엘리나 스비톨리나(29·우크라이나·세계랭킹 76위)는 1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16강에서 빅토리아 아자렌카(34·벨라루스·20위)에게 2-1(2-6, 6-4, 7-6) 역전승을 거둔 뒤 이렇게 말했다. 남자 테니스 선수 가엘 몽피스(37·프랑스)와 결혼한 스비톨리나는 지난해 10월 딸 스카이를 출산했다.

스비톨리나는 ‘나라 사랑’으로 유명한 선수다.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와 이를 도운 벨라루스 선수와는 경기를 치르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주변의 설득으로 출전한 경기에서 러시아 선수를 꺾고 나서는 “상금 전액을 우크라이나군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출산휴가를 마치고 올해 4월 코트로 돌아온 뒤에도 여전히 두 나라 선수와는 악수를 주고받지 않는다.

그래서 어쩌면 스비톨리나가 가장 꺾고 싶은 상대가 아자렌카였는지 모른다.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 선수 그 누구도 아자렌카를 꺾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맞대결 전적 5전 전패로 몰려 있던 스비톨리나는 “나라가 힘든 시기에 대회에 나온 만큼 한 포인트, 한 포인트 노력하다 보니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스비톨리나의 8강 상대가 이가 시비옹테크(22·폴란드·1위)라는 점은 공교롭다고 할 수 있다. 시비옹테크가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로 된 리본을 모자에 단 채 대회에 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비옹테크는 16강에서 벨린다 벤치치(26·스위스·14위)를 2-1(6-7, 7-6, 6-3)로 꺾고 프로 전향 후 처음으로 윔블던 8강에 올랐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