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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생이 왔다…야구판 뒤흔드는 위풍당당 19세

2004년생이 왔다…야구판 뒤흔드는 위풍당당 19세

Posted May. 05, 2023 09:18   

Updated May. 05, 20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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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왼손 신인 투수 윤영철(19)에게 3일 롯데와의 안방경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롯데는 전날까지 9연승을 달리며 선두에 올라 있었다. 상대 투수도 올 시즌 4승 무패를 기록 중인 나균안이었다.

하지만 열아홉 살 루키의 얼굴에서 긴장감은 찾을 수 없었다. 평균 시속 135km의 빠르지 않은 패스트볼과 예리한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으로 자신 있게 꽂아 넣었다. 윤영철은 이날 5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프로 데뷔 첫 승리를 따냈다.




윤영철은 이날 5회초 롯데 2번 타자 김민석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유일한 실점을 했다. 그런데 우투좌타 외야수 김민석 역시 올해 입단한 19세의 고졸 신인이다. 김민석은 이날 롯데 타선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이날 경기에서 양 팀의 최고 수훈 선수는 모두 신인이었다.

개막 두 달째에 접어든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신인 돌풍이 거세다. 국내 리그의 전체적인 수준이 올라가면서 최근 몇 년간 신인 선수가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신인 선수들이 1군 등록을 넘어 주축 선수로 활약하는 팀을 여럿 찾을 수 있다.



같은 날 LG와 NC의 창원 경기에서는 LG의 신인 사이드암 투수 박명근(19)이 승리의 주역이 됐다. LG가 2-1로 앞선 9회말 LG 벤치는 박명근을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돌부처’ 오승환(41·삼성)도 긴장할 법한 상황이었지만 박명근은 NC의 클린업 트리오를 상대로 1이닝 퍼펙트 피칭을 했다. 하루 전 구원승으로 데뷔 첫 승을 따낸 그는 이틀 사이 승리와 세이브를 하나씩 챙겼다. 시즌 초반 4경기에서 모두 7실점하며 주춤했던 그는 이후 9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일 현재 성적은 1승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86. 박명근은 “마운드에 서면 내가 왕이라는 생각으로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긴장하기보다는 즐기려는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화와 두산이 맞붙은 잠실에서는 한화 신인 김서현(19)의 호투가 빛났다. 평소 스리쿼터에서 공을 던지던 김서현이 이날은 오버핸드로 수정한 투구 폼으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해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서현에 대해 한화의 한 관계자는 “류현진(토론토)이 신인일 때보다 잠재력이 더 돋보인다”고 말했다. 한화의 신인 외야수 문현빈(19)도 7회 적시 2루타를 쳐내며 8-3 승리에 기여했다.

SSG 역시 신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외국인 투수 로메로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투입된 우완 송영진(19)은 가운데 손가락을 활용해 던지는 변화 큰 패스트볼을 앞세워 선발로 벌써 2승을 따냈다. SSG의 오른손 신인 투수 이로운(19)도 8경기에서 2홀드 평균자책점 2.00으로 필승조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입단한 신인들 외에도 선발 투수로 활약 중인 2년 차 문동주(20·한화), 3년 차 이용준(NC·21) 김동주(두산·21) 등도 신인왕 자격을 갖고 있다. ‘슈퍼 루키’가 많은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신인왕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