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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1인당GDP 韓 추월할 것”… 기업 족쇄 풀어야 하는 이유

“대만 1인당GDP 韓 추월할 것”… 기업 족쇄 풀어야 하는 이유

Posted May. 07, 2022 07:15   

Updated May. 07, 202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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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최근 당 중앙상무위원회 회의에서 “2003년 이후 19년 만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정부가 경제구조를 개선한 성과 덕분”이라며 “대만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회를 잘 살려 11년 만에 가장 좋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자찬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대만의 1인당 GDP가 3만6051달러로 3만4994 달러에 그친 한국을 역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 역전의 주역은 기업이었다. 간판기업인 TSMC가 세계 반도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비메모리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서 과반의 시장 점유율로 국가경제를 견인했다. TSMC 기업 가치는 이미 2019년 11월부터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대만에는 TSMC 외에도 UMC 미디어텍 등 굴지의 반도체 기업과 장비·소재 기업이 즐비하다. 반도체는 지난해 대만 수출액의 37%, GDP의 17%를 차지했다.

 대만은 한 때 중국의 하청공장이라는 말까지 들었다. 중국에 제조업 경쟁력을 내준데다 친중 정권이 집권하면서 기업들이 대거 중국으로 빠져나갔다. 대만을 일으켜 세운 것은 2016년 집권해 “민간 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인공”이라며 기업을 다시 뛰게 한 차이 총통이었다. 금융 세제 용수 전력 인력을 포괄한 묶음 지원책으로 해외로 나간 기업을 불러들였다.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위해 대학에 반도체 전공 신입생을 1년에 두 번 뽑고 방학기간을 조정해 연중무휴로 반도체 인재를 키우게 했다. 작년 5월 대가뭄 때는 농민들을 설득해 논에 댈 물을 반도체 공장으로 돌렸다.

 한국 기업들은 기본 인력난조차 못 풀고 있다. 올해 1월 이른바 ‘반도체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기업들의 숙원인 수도권대학 반도체학과 정원 확대 등 알맹이가 빠졌다. 새로운 인력 공급이 불가능하다면 주 52시간제라도 완화해 달라고 했지만 이 역시 반영되지 않았다. 투자 세액 공제 혜택도 축소됐다. 말로만 특별법이었다.

 각종 규제에 묶인 미래 산업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플랫폼과 바이오·헬스 핀테크 등 우리나라 3대 신산업의 국내 대표 6개사 시총 합계가 중국 텐센트의 3분의1 미만이라는 집계도 나왔다. 갈수록 떨어지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일자리를 늘리는 방법은 대만이 이미 보여줬다. 과감한 규제 완화와 첨단산업 인재양성으로 기업이 뛰게 하는 것이다. 새로 출범하는 차기 정부의 정책 대전환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