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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마운드의 든든한 잇몸 같은 형님들

Posted March. 05, 2022 07:48   

Updated March. 05, 202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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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SSG에는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온 두 노장이 있다. 왼손 투수 고효준(39)과 오른손 투수 노경은(38)이다. 각각 LG, 롯데에서 지난 시즌 뒤 방출되고 은퇴 위기에 몰린 둘은 노경은이 지난해 12월, 고효준이 올해 1월 각각 SSG 유니폼을 입으며 현역 연장 꿈을 이뤘다. 2004년부터 2016년까지 ‘SK 왕조’의 일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던 고효준은 6년 만에 친정 팀에 복귀했다.

 두 노장에게 팀이 바라는 건 ‘똘똘한 잇몸’ 역할이다. 지난 시즌 토종 선발라인의 핵심인 박종훈(31) 문승원(33)이 지난해 6월 나란히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이탈한 SSG는 가을 무대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준척급 자유계약선수(FA) 영입 등 마운드에서 큰 보강은 없었다. 재활 중인 박종훈, 문승원은 6월 정도에나 전력으로 합류한다. 그때까지 두 노장이 이들의 빈자리가 덜 느껴지게 해야 한다.

 일단 지금까지의 모습은 나쁘지 않다. 비시즌 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고효준, 노경은은 몸을 꽤 잘 만들었다는 평가다. 입단 테스트 당시 최고 시속 147km의 패스트볼을 던져 화제를 모은 노경은은 스프링캠프에서도 여전히 같은 속도의 공을 던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입단 테스트 당시 최고 시속 143km의 패스트볼을 던지며 합격점을 받았던 고효준도 최근 라이브 게임에서 최고 시속을 3km 더 끌어올렸다. 김원형 SSG 감독은 “현재 왼손 불펜투수 중 고효준의 구위가 가장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시즌이 개막하면 노경은은 헐거워진 선발진의 한 축을, 고효준은 선발과 마무리를 연결하는 롱릴리프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각자 주어진 자리에서 좋은 모습들을 보여준 경험들이 있기에 부상 없이 제 기량만 발휘한다면 최소 반 시즌을 버텨주는 데 큰 문제는 없다. 노경은은 “부상에서 돌아올 선수들의 빈자리를 내가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팀의 전반기 성적표가 달라질 거다.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두 노장이 잇몸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지난해 반 경기 차로 고배를 마신 SSG도 ‘SSG 랜더스’ 간판을 달고 처음 가을 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