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코로나 보상이 1호… 성장 엔진 안 보이는 10대 공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주말 대선후보 등록을 마치고 10대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1호 공약으로 이 후보는 ‘코로나19 팬데믹 완전 극복과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을 내걸었고, 윤 후보도 ‘코로나 극복 긴급구조 및 포스트 코로나 플랜’을 내세웠다. 한계상황에 놓인 자영업자들에겐 당연히 합리적 보상이 이뤄져야 하지만 개별 사업자의 피해규모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두 후보 모두 550만 자영업자의 표만 의식해 공약을 내놨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후보의 다른 공약들은 코로나 이후 경제를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로 이끌 수 있을지 의문스런 점들이 적지 않다. 이 후보는 디지털 대전환에 135조 원을 투자해 200만 개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한다. 하지만 ‘개발연대식’ 정부 주도 투자로 이미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을 끌어올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윤 후보는 전담기구를 만들어 규제혁신을 추진함으로써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규제 하나를 새로 도입할 때 2개를 없애도록 한 미국의 ‘투 포 원 룰’ 등 구체적 방법론이 없다면 역대 정부에서처럼 구호로 그칠 가능성도 있다.

　이 후보는 또 ‘전 국민 기본소득’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내년에 25만 원씩 나눠주는 데 12조9000억 원, 임기 중 100만 원까지 늘리려면 연 51조6000억 원이 든다. 재원마련을 위해 추진한다는 국토보유세 등이 벽에 부딪치면 나랏빚만 폭증할 것이다. 윤 후보는 10대 공약에 청년 원가주택 30만 채 등 부동산 공급방안을 포함시켰다. 시세보다 싸게 분양하는 만큼 수 조 원의 예산이 들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 그만한 땅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두 후보의 공약에서 우리 경제가 당면한 위기에 대한 깊은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장 5월이면 국정을 맡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 재정과 무역수지의 ‘쌍둥이 적자’, 과도한 나랏빚에 따른 국가신인도 관리 문제와 씨름해야 한다. 그 때가 되면 겉만 휘황한 대선 공약들이 얼마나 비현실적이었는지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