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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이준석-윤석열 싸움, 말로만 ‘정권교체’인가

위태로운 이준석-윤석열 싸움, 말로만 ‘정권교체’인가

Posted August. 13, 2021 07:33   

Updated August. 13, 202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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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돌아가는 꼴이 위태위태하다. 당 대표는 허구한 날 유력 대선주자 측과 설전을 벌이고, 다른 대선주자들도 뒤질세라 싸움판에 뛰어들고 있다. 싸움 수준도 유치하기 짝이 없다. 상대방 말꼬리나 잡으며 감정 섞인 표현과 조롱 비아냥거림이 난무한다.

 이준석 대표는 그제 SNS에 “돌고래(윤석열 전 총장)도 당 토론회에 참석하라”는 글을 올렸다. 윤 전 총장 측 정진석 의원이 “돌고래와 멸치, 고등어는 성장 조건이 다르다”며 윤 전 총장을 돌고래, 다른 주자들을 멸치와 고등어에 비유했다. 부적절한 비유다. 그래도 정 의원을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라고 공개 비난하며 한 마디도 지지 않으려는 이 대표의 처신도 너무 가볍다.

 ‘30대 0선’ 대표가 국민의힘에 새 바람을 일으킨 건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요즘 ‘대표 리스크’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선 기간 당 대표의 가장 큰 책임은 대선후보 경선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관리하는 일이다. 그런 당 대표가 특정 대선후보 측과 대놓고 각을 세우는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 걸핏하면 SNS에 상대방을 조롱하는 듯한 언사를 쏟아내는 일부터 자제해야 할 것이다.

 윤 전 총장 측도 자중해야 한다. 기습 입당과 당내 행사 불참에 이어 예비후보 토론회를 굳이 ‘떼 토론회’로 폄하하는 등 이 대표를 자극한 것도 사실이다. 윤 캠프 인사가 “당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라며 ‘탄핵’까지 끌고 나온 건 도를 많이 넘었다. 아무리 야권 지지율 1위 주자라도 이제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윤 전 총장이 특별대우를 바라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누가 뭐래도 윤석열 본인의 책임이다.

 여기다 홍준표 전 대표도 윤 전 총장 지지의원들을 향해 “돌고래를 따르는 레밍(들쥐) 같다”고 했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 측도 “윤 전 총장의 공정은 ‘동물의 왕국’ 공정이냐”고 가세했다. 이런 ‘동물의 왕국’에서 정책 비전 대결은 찾기 어렵다. 이러면서도 말끝마다 ‘정권 교체’ ‘정권 탈환’을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