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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울지 않은 코로나 고독사

Posted June. 17, 2021 07:13   

Updated June. 18, 202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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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지난해 1월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지금까지 20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이 중에는 누구의 배웅도 받지 못한 채 외롭게 떠난 ‘코로나 고독사’도 있다.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홀로 살았던 이들의 사망 소식은 남겨진 가족들에게도 부담이 됐다. 형과 정을 나눈 적이 없다며 유골 인수를 거부한 동생, 법적으로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기 어렵다는 친딸…. 연고 없는 코로나 사망자들의 떠나가는 길은 쓸쓸했다.

 코로나 고독사는 국내에서는 아직 통계로 잡히지 않는다. 고독사 실태조사와 통계작성을 의무화한 ‘고독사 예방 및 관리법’이 올해 4월1일에서야 시행돼 아직 실태조사조차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무연고 코로나 사망 사례들을 취재했더니 정신질환 치료기관이나 고시원 등 밀집시설에서 코로나 고독사가 나왔다. 고시원에서 홀로 지내다 확진 판정을 받은 한 50대 남성은 고시원 식구들의 감염을 걱정하다가 숨진 뒤 유족의 시신 거부로 홀로 화장됐다.

 일부 고시원은 고독한 이들이 모여 사는 감옥과 다를 바 없었다. 한 층에 머물던 24명 중 6명이 코로나에 확진된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고시원은 공동주방과 화장실 이외의 공간에서는 환기시설이 없었다. 한 평 남짓한 방이 다닥다닥 붙어 밀집 밀접 밀폐 등 ‘3밀(密)’ 환경으로 감염에 취약했다. 거주자 대부분은 60대 이상으로 일정한 직업 없이 일용직으로 살아갔다.

 코로나 고독사의 위험은 도처에 있다. 빠르게 늘고 있는 국내 1인 가구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30.4%를 차지한다. 또 1인 가구의 61.1%는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코로나에 걸려 혼자 앓다 죽어도 주변에서 모를 수 있다. 1970년대부터 고독사 문제가 부각된 일본은 홀몸 어르신 뿐 아니라 정년퇴직했거나 이웃과 교류가 부족한 독거남 등 50, 60대 중장년층도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해 관리한다. 영국은 외로움을 사회적 감염병으로 정의하고 외로움 담당 장관을 둬서 정부 차원에서 돕고 있다.

 일반적으로 재난은 불평등을 강화한다. 특히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감염 재난은 복지의 사각지대를 낳기 쉽다. 1인 가구, 어르신끼리 사는 가구의 안전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사회안전망 구축이 절실하다. 이를 통해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이 발견되면 공공서비스로 돌봐야 한다. 형편이 딱한 어르신이 모여 지내는 고시원과 쪽방촌에 대해서도 코로나 감염위험을 세심하게 점검해야 한다. 응급상황을 사전에 관리하는 예방적 복지를 전방위로 펼쳐야만 쓸쓸한 코로나 고독사를 막아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