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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질책 엄중히 받아들여”…부동산 대책 야당과 머리 맞대라

文 “질책 엄중히 받아들여”…부동산 대책 야당과 머리 맞대라

Posted April. 09, 2021 07:29   

Updated April. 09, 202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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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의 참패로 끝난 4·7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했다. 여권 내에서조차 외골수 국정운영을 선거의 패인으로 꼽는 목소리가 나오는 걸 의식해 태도를 최대한 낮춘 것이다. 하지만 ‘분노투표’를 유발한 부동산 실정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지 구체적인 메시지는 없었다.

 대통령은 향후 국정운영과 관련해 “코로나19 극복과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 등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실현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했다. 성난 부동산 민심의 원인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땅투기 등 부정부패 문제로 국한한 셈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정부의 공공주도 주택공급 기조와 달리 “재건축·재개발에 민간 참여를 고려하겠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주택 실수요자 대출규제 완화를 공약한 바 있다. 여당은 이런 약속들을 선거가 끝났다는 이유로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부동산 정책의 큰 틀은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 주택공급은 지자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공공주도 공급기조 유지방침을 확인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상호협력을 강조하긴 했지만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할 민간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가 정부의 정책목표와 충돌할 경우 견제에 나설 수 있다는 뉘앙스다. 하지만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는 이미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는 만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맞다.

 민간 주도 재건축·재개발과 아파트 층수규제 완화 등 오 시장의 공약들은 중장기적으로 도심 주택공급을 늘려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된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주택 수가 줄고 이전수요가 생겨 전셋값, 집값에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충분한 대책 없이 ‘박원순 지우기’나 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 차원에서 재건축, 재개발을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 된다. 오 시장은 이런 점들을 고려해 중앙 정부와 협력하며 부작용을 최소화할 정교하고 신중한 계획부터 세워야 한다.

 정부와 여당, 여당이 장악한 서울시 의회 역시 선거 중 여권 지도부가 쏟아낸 ‘부동산 반성문’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제멋대로 해석해 실패한 부동산 정책기조에 매달리면서 ‘야당 시장’ 발목잡기에 골몰한다면 더욱 준엄한 국민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