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北 당대회 폐막 열병식, 폭설로 미뤄졌나

北 당대회 폐막 열병식, 폭설로 미뤄졌나

Posted January. 09, 2021 07:51   

Updated January. 09, 2021 07:51

中文

 북한의 8차 노동당 대회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미 정보 당국이 당 대회 마지막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열병식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8일 “언제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열병식을 위한 준비는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 개최했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한미 당국은 5일 시작된 북한 당 대회 나흘째이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의 생일인 8일 폐막식을 겸해 열병식을 개최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북한은 이미 당 대회 개최 직전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 9000여 명의 병력과 수백 대의 군용 차량을 집결시켜 놓고 있다. 하지만 5년 전인 7차 당 대회 때 이틀간 이어졌던 김 위원장의 사업 총화(결산) 보고가 이번엔 사흘 동안 계속되는 등 일정에 변동이 생기면서 열병식 시기도 조정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최근 북한 전역에 폭설이 내리면서 주요 전략무기와 장비 이동이 지연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미 당국의 감시를 피해 열병식에 등장시킬 전략무기를 막바지에 이동 배치하려다 차질을 빚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당 대회 사흘째인 7일 사업 총화에서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를 고찰했으며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우리 당의 총적(전체) 방향과 정책적 입장을 천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과거 남북관계를 ‘북남관계’로 언급한 사례들은 있었으나 ‘대남문제’라는 표현은 처음인 것으로 보인다며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통일부 당국자는 “‘대남문제’라는 표현이 부정적 의미로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對敵)사업으로 전환한다”고 공식 발표한 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핵보유국 지위를 바탕으로 철저히 북한이 남북관계를 주도하겠다는 새 전략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남북관계는 이제 서로 ‘남남’으로 가자는 뜻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