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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도 못 막는 ‘인간의 여행 본능’

Posted September. 23, 2020 07:57   

Updated September. 23, 202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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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

 프랑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은 어딘가 계속 이동하는 본성을 가리켜 인류를 ‘여행하는 자’ ‘길을 가는 자’라고 정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길이 막히면서 호모 비아토르는 최대한 ‘언택트’를 확보할 수 있는 국내 여행지를 찾고 있다.

 지난해 교보문고 여행 베스트셀러 상위 20종은 전부 세계여행을 주제로 했다. 그러나 올 초부터 월간 여행 베스트셀러 목록에 국내여행을 소재로 한 책이 늘더니 지난달에는 상위 20위 중 14종이 국내여행 소재 책이었다. 같은 달 온라인서점 예스24와 알라딘의 여행 베스트셀러 20위에도 국내여행 관련 책이 각각 10종, 9종 올랐다.

 국내여행 콘셉트는 비대면, 비접촉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안 나오는 비인기 여행지를 모아뒀다’가 광고 카피인 책도 있다. ‘대한민국 섬 여행 가이드’(중앙북스)는 청정 여행지를 강조하며 섬 45곳을 안내한다. 반려동물 동반 가능 숙소가 있거나 캠핑하기 안전한 섬도 알려준다. ‘아름다운 사찰여행’(상상출판)은 템플스테이 등을 할 수 있는 산사를 추천한다. 신혼여행지로 다시 떠오른 제주도 탐색, 수도권 근교 당일치기 숨은 여행지 찾기,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 여행하기 등을 주제로 한 책들도 인기다.

 전국관광지도도 여행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에이든 우리나라 전국 여행지도’는 A1 사이즈 지도에 전국 관광지와 특징을 간략히 써놓았다. 이 지도를 펴낸 ‘타블라라사’는 전국지도가 반응이 좋아 지난달 지역별 지도에 관광지를 소개하는 가이드북을 추가 출간했다. 타블라라사 관계자는 “여행블로거만 따라가지 말고 나만의 루트를 짜보라는 취지”라며 “여행 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관광지도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고야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