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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붕괴 우려에 폭염까지 겹친 2차 대유행 경보

의료붕괴 우려에 폭염까지 겹친 2차 대유행 경보

Posted August. 18, 2020 07:24   

Updated August. 18, 2020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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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의 교회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되면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어제 197명 발생해 나흘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서울 사랑제일교회 환자는 어제까지 317명으로 집계돼 국내 집단감염 사례 중 두 번째로 많은 서울 이태원클럽(210명)을 앞질렀다. 국내 최대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교회와 교인들은 수도권 폭증세가 전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에 협조해야 한다.

 이번 수도권 감염 사태는 올 2, 3월 대구경북의 1차 대유행 이후 맞는 두 번째 위기이지만 그때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고 감염 양상과 대응 역량 면에서 더욱 위험하다. 대구경북 때는 신천지라는 단일 집단에서 주로 감염이 발생해 역학 조사가 쉬웠고 환자들도 젊은 층이 많아 치명률이 낮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교회 사무실 커피전문점 등 다양한 생활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데다 환자 10명 중 4명이 50대 이상 고령층이다. 수도권의 중증 환자 치료병상 339개 중 절반 이상이 이미 차 있지만 장마가 끝난 후 폭염이 예보돼있어 온열 환자까지 발생하면 병상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구경북 때도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중환자의 절반 이상이 경증환자에 밀려 중환자실 입원을 못했다. 이후 2차 대유행이 일찌감치 예고돼 있었는데도 2차 유행이 닥치자마자 병실 부족 얘기부터 나오다니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답답할 뿐이다.

 의료진의 헌신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의사 10명중 3명이 번아웃 상태다. 1차 대유행을 무사히 넘긴 정부는 보건복지부 차관 자리를 늘리고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했지만 일선 보건소 인력 부족 문제와 코로나 대응으로 인한 병원의 경영난은 외면했다. 여기에 의료계와 협의 없이 의대정원 확대 정책까지 불쑥 발표해 의사들이 집단 반발에 나선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서둘러 일선 방역 인력을 충원하고 병상과 의료 인력을 효율적으로 동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경증 환자들은 생활치료센터로 보내고 중증 환자용 치료병상을 최대한 확보해 의사 얼굴 한번 못 보고 사망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경북 경산 고교생처럼 코로나 환자에 밀려 응급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응급실 진료 구역을 구분해 운영해야 한다.

 이 와중에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와 한방첩약 급여화 등에 반대하며 2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 대한의사협회도 26일부터 3일간 제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정부는 일방통행식 의료정책 집행 과정의 문제를 인정하고 의료계의 의견 수렴에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의료계도 2차 대유행의 위기를 맞아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의료 현장을 든든히 지켜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