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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마지막 소나타 32번은 지옥서 천국을 향하는 작품”

“베토벤 마지막 소나타 32번은 지옥서 천국을 향하는 작품”

Posted February. 03, 2020 08:02   

Updated February. 03, 202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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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곡을 알아도 더 잘하는 몇 곡이 있어야 한다고 피아니스트 미켈란젤리가 말했죠. 제겐 베토벤의 이 소나타들이 가장 가까운 작품입니다.”

 피아니스트 원재연(32)은 3년 동안 ‘소문’이었다. 2017년 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에서 2등상과 청중상을 받으며 ‘개성이 뚜렷한 연주’라는 평가를 받은 그가 서울 관객 앞에 선다.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베토벤 소나타 13번 ‘환상곡풍’, 소나타 30번, 모차르트 환상곡 C단조, 베토벤 소나타 32번을 연주한다.

 “꾸준히 연마해온 베토벤을 콩쿠르 이후 첫 본격 고국 무대에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13번 소나타만 해도 15년째, 다른 곡들도 10년 이상 익혀온 작품이죠.”

 서울에서 보기 힘들었던 기간에 그는 자신의 피아노 세계를 더 공고히 해줄 ‘사부’를 찾아다녔다. 지난해엔 포르투갈 산속에서 사는 피아니스트 마리아 조앙 피레스를 찾아갔다.

 “다른 젊은 피아니스트 네 명과 함께 지내며 가르침을 받았죠. 어떻게 치라는 기술보다는 세상과 예술을 더 넓게 보는 눈을 배웠습니다.”

 이번 프로그램 중 베토벤의 소나타 13번은 연주되는 기회가 적다. “베토벤이 중기로 넘어오면서 과감한 표현을 시도한 곡이죠. 고전 소나타로는 처음으로 환상곡풍의 부분을 집어넣었어요.”

 환상적 분위기는 모차르트의 환상곡 C단조와 연결하고, 이어 베토벤 소나타 32번과 연결시킨다. “모차르트 환상곡과 베토벤 소나타 32번 모두 감 7도 화음으로 시작하는 어두운 분위기가 인상적이거든요.”

 그는 베토벤의 마지막 소나타 32번을 ‘지옥에서 천국으로 향하는 작품’이라고 했다. “앞부분이 지옥과 같이 격렬하고 중간 부분 G장조는 둘 사이에 놓인 사다리 같죠. 이를 넘어 영원한 구원으로 가는 느낌이에요. 함께 느끼실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음반 발매도 계획돼 있다. ‘어쿠센스’ 레이블로 리스트의 잘 연주되지 않는 곡인 ‘발현(Apparitions)’ 1번, 버르토크의 ‘문 밖(Out of Doors)’ 등을 담았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