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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10•10 도발 자제하고 국군포로 상봉에 성의 보이라

북, 10•10 도발 자제하고 국군포로 상봉에 성의 보이라

Posted September. 09, 201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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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이틀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10월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825 고위급 합의에 따라 열린 첫 실무접촉에서 성과를 냄에 따라 남북 현안을 폭넓게 다루는 당국자 회담의 성사 가능성도 커졌다. 작년 2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재개되는 상봉행사는 남북으로 흩어진 이산가족들에게 무엇보다 기쁜 소식이다. 우리가 요청한 국군포로와 납북자 50명의 생사확인을 북한이 성실하게 수행해 상봉을 가능하게 할지도 관심사다.

남북 합의가 반갑기는 하지만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 대표단은 생사와 주소확인을 위한 명단교환, 상봉 정례화, 서신교환 등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추석계기 상봉 논의만 고집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남북 적십자 회담을 열기로 했으나 지금같은 태도에 비추어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의 절반가량이 이미 숨졌다. 생존자 65,907명 가운데 54.1%는 80세 이상 고령이다. 7월에만 515명이 이산의 한을 풀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남북 합해서 불과 200명의 이산가족이 만나는 행사로는 언제 이뤄질지 기약이 없다.

상봉 일정이 10월20일 이후로 잡힌 것도 우려된다. 우리 측은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인 10월10일 이전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이후를 고집해 관철했다. 북한이 창건일을 전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한다면 이산가족 상봉의 판이 깨질 우려도 있다. 김정은은 올 신년사에서 당 창건 70돌을 혁명적 대경사로 빛내어야 한다며 전체 군대와 인민이 10월의 대축전장을 향하여 힘차게 달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내용 축하행사만으로 70주년을 지날 분위기가 아니다. 북한은 1차 핵실험을 2006년 10월9일 실시했다.

북한은 실무접촉이 시작된 그제 조선반도(한반도)에서 또다시 원인모를 사건이 터지거나 그로 인해 무장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 미국의 책임을 엄중히 따지게 될 것이라며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주한미군 철수는 북한이 늘 하던 선동이라고는 하나 10월10일을 앞두고 북한이 무슨 짓을 벌일지 지금으로선 예측 불가다.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이산가족 상봉에 얼마나 성의를 다하느냐에 따라 향후 남북 대화에 임하는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