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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병원발 메르스 2차 공습, 콘트롤 타워 작동중인가

삼성병원발 메르스 2차 공습, 콘트롤 타워 작동중인가

Posted June. 08, 201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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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주말 사이에 23명이 늘어 모두 64명이 됐다. 주말을 고비로 평택성심병원에서 감염된 환자 수는 줄고 있는 반면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가 17명으로 늘어났다. 서울 강남에 자리한 국내 굴지의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의 2차 숙주()병원이 돼서 걱정이다. 전국에서 모여드는 만성질환자와 방문객이 많아 1차 숙주병원이었던 평택성심병원보다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당국과 삼성병원의 대응에 따라 메르스 확산이 고비를 맞을 것 같다.

병원 측은 폐쇄회로(CC)TV를 통해 평택에서 온 14번 환자와 접촉한 인원을 893명으로 파악하고 격리조치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5월 27일 응급실에 들어온 뒤 29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확진 통보를 받기까지 환자가 병원도 메르스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응급실에 머무는 바람에 다수의 환자와 보호자들이 격리대상이 됐다. 정부는 확진 결과가 나오는 시한을 최대한 줄이고, 응급실 감염을 막을 방법을 시급히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메르스 감염이 병원에 국한돼 있고 지역감염 사례가 없으며 바이러스 변이도 없다는 점이다. 만약 공기감영이 있었다면 환자수가 폭증하고 지역사회로 확산됐을 것이다. 병원만 잘 통제하면 메르스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환자가 발생한 병원과 들렀던 병원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이 메르스 확산 방지와 불안감 해소에 필수라고 주요 언론이 강조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어제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이 확진 환자가 발생한 6개 병원과 환자가 경유한 18개 병원의 이름을 뒤늦게 발표했지만 명단에 오류가 나와 정부 신뢰를 추락시켰다. 총리 대행이 있다지만 메르스 사태를 총괄 지휘하는 콘트롤 타워가 작동하는지, 총지휘를 초기대처에 실패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계속 맡겨둬도 되는지 불안하다.

정부가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 무능을 드러내는 틈을 비집고 들어와 야당 출신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엇박자를 내는 것도 잘못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6일 밤 메르스 확진 환자의 거주지와 자녀가 다니는 학교명을 공개해 인권침해 논란을 낳았다. 막연한 소문으로 인한 공포심을 잠재우고 엉뚱한 피해자를 막으려는 목적이라지만 증세가 없는 감염자 자녀의 신상까지 알려지도록 한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어제 문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권선택 대전시장이 모든 정보를 공유하며 중앙과 지자체간에 협력을 강화한다고 공동브리핑을 발표했다. 정부 부처간 협력 못지않게 대국민 보건체계의 최일선을 담당하는 지자체도 정부와의 공조가 필요하다. 여야 대표가 정쟁을 자제하고 초당적 협력을 다짐한 것도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나중에 책임을 물을 것 묻더라도 지금은 메르스 대응에도 바쁜 정부 당국에 힘을 실어주는 게 옳다. 메르스 대응에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해야 할 비상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