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북근로자 5000명 보내달라 중 훈춘에 부는 경협 봄바람

북근로자 5000명 보내달라 중 훈춘에 부는 경협 봄바람

Posted March. 12, 2015 07:43   

中文

8일 낮 12시 반 북한과 인접한 중국 접경 도시 훈춘() 시 외곽 훈춘변경경제합작구의 썬린왕무예() 지구. 대부분 하늘색 점퍼에 검은색 트레이닝 바지를 입은 20대 초반 여성 100여 명이 줄을 지어 걷고 있었다. 현지 택시운전사 진지창() 씨는 점심 때 중국 거리에서 줄지어 단체로 이동하는 근로자는 북한 근로자들뿐이라고 말했다.

영하의 날씨에도 비닐봉지를 손에 들고 걷던 여성들은 낮은 목소리를 소곤거리며 이따금 웃음도 터뜨렸다. 진 씨는 오늘은 일요일인 데다 중국의 부녀절()로 중국 근로자들은 모두 쉬고 있지만, 북한 여성들은 쉬지 않고 점심을 먹고 일터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이들 옆으로 다가가자 여성들은 말을 멈추고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경계했다. 줄 맨 뒤에는 이들을 감시하는 듯한 남성 한 명이 따라오고 있었다. 동행하던 훈춘의 소식통은 이 여성들은 훈춘 시의 청바지 제조업체인 훙펑() 근로자들이라며 최근 훈춘의 제조업이 활황을 보이면서 근로자가 모자라 북한에서 인력을 수입하고 있다. 시가 각 업체에 필요한 북한 인력이 몇 명인지 1차로 조사한 결과 총 5000명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나왔다고 귀띔했다.

북한 핵실험과 장성택 처형 이후 중국 중앙정부와 북한 정권은 냉각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북한과 인접한 중국 지방정부들은 북한 근로자들을 끌어들이면서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지린() 성 대표단에 대외 개방 수준을 전면적으로 높이는 한편 옛 공업기지에 잠재한 거대한 활력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접경지대 경협이 탄력을 받고 있다.

훈춘=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A4면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