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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국계가 우승 못해야 뉴스"LPGA 시즌 5연승

"한국-한국계가 우승 못해야 뉴스"LPGA 시즌 5연승

Posted March. 09, 2015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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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골퍼들이 시즌 초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지배하고 있다. 시즌 개막 후 5개 대회에서 4승을 합작한 성적표만 보면 마치 한국 투어를 보는 듯하다. 지난주 태국에서 열린 혼다 타일랜드에서 만난 한 미국 골프 잡지의 기자는 한국 선수가 우승을 못해야 뉴스가 되는 것 아니냐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의 우승을 포함하면 한국(계) 선수의 올 시즌 승률은 100%다.

지난해에는 박인비가 6월에 우승 물꼬를 튼 뒤 10승을 합작했던 한국 여자골프가 올 시즌에는 뚜껑을 열자마자 전력 질주 양상이다. 2006년과 2011년 두 차례 기록한 역대 최다승 11승을 뛰어넘는 건 시간문제처럼 보인다.

이 같은 독주는 뛰어난 실력을 지닌 선후배들의 조화가 맞아떨어진 덕분이다. 지난해 무관에 그쳤던 최나연, 양희영 등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훈련에 매달리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박인비 역시 지난해 스테이시 루이스에게 밀려 상금, 올해의 선수 등에서 2위에 머문 뒤 훈련 강도를 높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한 해 30개 안팎까지 대회를 치를 정도로 성장하면서 화수분처럼 유망주를 배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도 한국 선수들을 채찍질하고 있다. 올림픽에는 내년 7월 현재 세계 랭킹 15위 이내에 진입해 있는 한국 선수 중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선수의 강세는 LPGA투어의 흥행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거센 역풍을 맞기도 했다. 영어 테스트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인종차별적인 논의까지 일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2010년 부임한 마이크 완 미국LPGA투어 커미셔너는 미국 시장을 벗어나 투어의 글로벌화를 주도하고 있다. 완 커미셔너는 한국 선수를 포함한 아시아선수들의 맹활약은 새로운 팬과 파트너를 창출해 투어 활성화에 기여한다. LPGA 세계화를 이끄는 대사들이라고 반겼다. 한때 성적에만 매달려 주위를 살필 줄 모른다는 비난에 휩싸였던 한국 선수들이 요즘은 자선 활동과 기부에도 적극적이다. 어설프더라도 영어로 인터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창출하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