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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재 통일 MB, 알고있다고 다 얘기하면 안돼

류길재 통일 MB, 알고있다고 다 얘기하면 안돼

Posted February. 07, 201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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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재 통일부 장관(사진)이 최근 남북대화 비사() 등이 담긴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펴낸 이명박 전 대통령을 6일 강하게 비판했다.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 부처 장관이 직접 회고록을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류 장관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우리은행 초청 강연에서 최근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썼는데 그 뒤에 있는 내용은 제가 다 알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이)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알고 있다고 해서 다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2009년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비밀 접촉 과정에서 회담 대가로 거액을 요구했다는 회고록 내용의 사실관계를 검토한 결과 그 과정이 불필요하게 자세히 공개된 데다 내용도 시각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있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관계자는 정부가 남북대화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북한의 행태를 남북 간 신뢰를 깨는 행위라고 봐 온 만큼 회고록도 신뢰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지난달 30일 남북정상회담 비밀 접촉 과정이 거론된 것과 관련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통일부는 공식적으로는 전직 대통령의 회고록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태도를 밝혀 왔다.

류 장관은 이명박 정부가 통일부를 폐지하려 했던 일도 거론하며 비판했다. 그는 2008년에 통일부가 없어질 뻔했다, 지금도 (통일부) 직원들은 그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당시 본부 직원 80명의 옷을 벗겼다. 말이 안 된다. 그래 놓고 통일을 하겠다고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이) 유일 분단국이니 (통일부라는)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면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도 했다.

류 장관은 또 남북대화를 하게 되면 524조치를 해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나진-하산 프로젝트 본계약이 성사돼 우리 자본이 투자되면 524조치라는 것이 굉장히 어색한 상황이 돼 버린다고 말했다. 이 밖에 류 장관은 박근혜 정부가 북한에 퍼 주기를 할 리가 있겠느냐. 한 것도 없는데 (그런) 얘기가 나온다고 했다. 보수 진영 일각의 우려에 걱정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