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박 대통령, 검찰에 정윤희 문건 수사방향 제시하나

박 대통령, 검찰에 정윤희 문건 수사방향 제시하나

Posted December. 02, 2014 08:11   

中文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에 대해 문건을 외부에 유출한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조금만 확인해보면 금방사실 여부를 알 수 있는 것을 관련자들에게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비선()이니, 숨은 실세가 있는 것같이 보도를 하면서 몰아가는 자체가 문제라며 선진국을 바라보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근거 없는 일로 나라를 흔드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는 말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본질을 문건 유출과 근거 없는 보도라고 본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검찰을 향해 내용의 진위를 포함해 모든 사안에 대해 한 점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수사해 명명백백하게 실체적 진실을 밝혀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먼저 결론을 내리다 시피 했으니 검찰이 그 가이드라인을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 대통령이 이번 사건의 내막을 철저히 확인해본 결과 정 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면 나라를 위해서도 다행스런 일이다. 근거 없는 풍문을 퍼뜨려 국정 혼선을 부추기고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세력이 있다면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수사는 살아서 움직이는 생물이다. 수사를 하다 보면 고소인이 예상치 못햇던 무엇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 대통령이 이미 결론을 내렸는데 검사가 다른 수사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또 열심히 수사한 끝에 대통령과 똑같은 결과를 내놓았을 때 과연 국민이 믿어줄지도 알 수 없다. 1999년 옷로비 사건도 김대중 대통령은 마녀사냥이라고 규정했지만 국회청문회와 특검 조사에까지 이르렀다. 검찰수사가 권력에 의해 예정된 결론에 이르렀다고 국민이 의심하면 결국 다시 국정조사니, 특검이니 하는 중복조사를 되풀이할 공산이 크다.

더욱이 문건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노기()를 띤 듯한 대통령의 음성을 듣는 국민의 심경은 편치 못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잇단 인사 실패, 소통 실패가 비선실세 전횡설, 권력내부 암투설 등이 확산시켰음을 깨달아야 한다. 과거 비서실장 역할을 했던 정윤회 씨와 문고리권력 3인방으로 표현되는 핵심 비서관들 뿐 아니라 동생 지만 씨까지 권력암투설의 한 축으로 등장하는 상황에 대해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것은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 관행 확립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측근친인척들의 기강 해이가 정윤회 문건의 토양이 됐다고 볼 수 있다. 대통령의 가혹하리만큼 철저한 주변 관리야말로 비선 권력의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는 근원적 처방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