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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탈북, 매우 감동적

Posted October. 20, 20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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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미국 수도 워싱턴 중심가에 있는 한미경제연구소(KEI) 세미나장. 불이 꺼지자 일곱 살 꽃제비 신혁이의 탈북 역정이 스크린에 펼쳐졌다. 북-중 국경을 넘어 자유의 땅을 밟은 신혁이는 난생처음 타 보는 자동차 안에서 먹은 것을 토해냈다. 마치 북한에서 겪은 지독한 악몽을 게워 내려는 것처럼.

올해 4월 미국 휴스턴 국제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채널A의 다큐멘터리 특별취재 탈북의 워싱턴 상영은 성황을 이뤘다. 오전에 열린 북한인권법: 10년 이후 세미나에 참석했던 한미 양국 관객 60여 명은 간단한 샌드위치로 점심식사를 대신하며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작품을 본 미국인 관객들은 감동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마크 토콜라 KEI 부소장은 탈북자들이 실제로 어떤 일을 겪는지 보고 들을 수 있었다. 더 많은 이들이 이 다큐멘터리를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버타 코언 북한인권위원회(HRNK) 이사회 공동의장도 북한 사람들이 악조건 속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평가했다.

HRNK와 KEI가 공동 주최한 이날 세미나는 2004년 미국 의회의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10년 동안 북한 인권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책을 토론하는 자리였다.

발표자로 나선 조진혜 재미탈북민연대 대표는 미국이 적극 나서 북한 고아를 구출한다거나 탈북자를 대거 받아들인다거나 중국 경제를 압박해서 탈북자 강제 북송을 막는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미국이 마음만 먹는다면 북한을 무너뜨리는 것은 순식간이라고 본다며 북한에서 300만 명이 굶고 맞아 죽어 간 사실이 많이 알려졌지만 언제까지 계속 모니터링만 하고 지켜만 봐야 하는지 답답하다고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조 씨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절 먹을 것을 찾아 북-중 국경을 넘나들다 4차례 강제 북송되는 등 우여곡절을 거쳐 2006년 탈북에 성공한 뒤 미국에 정착했다.

로버트 킹 국무부 대북인권 특사는 기조 발언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싸워 나가야 한다며 최근 이수용 북한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 등은 북한 정부가 인권 문제를 강조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불안해 한다는 증거이고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신석호 kyle@donga.com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