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최근 연달아 터진 군부대 사건으로 자녀를 군에 보낸 부모와 가족들의 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부모님들의 마음을 짓밟는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반드시 그 이상의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에서 긴급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소집해 (군에 대한) 불신을 신뢰와 믿음으로 바꿔놓아야 할 무거운 책임이 군 지휘관 여러분들에게 있다는 것을 통감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과 관심병사들의 자살이 잇따르자 지난달 16일 전군지휘관회의가 열린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긴급회의를 다시 소집했다. 병사의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 통수권자가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사단장급 이상 전군 주요 지휘관을 소집한 것도 이례적이다.
박 대통령은 나는 그동안 어려운 안보 상황에서도 본연의 임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해온 우리 군을 신뢰해 왔다며 그러나 올해 군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 사고를 보면서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책한 뒤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최윤희 합참의장, 각 군 총장 등 군 수뇌부와 사단장급 이상 지휘관, 병영문화혁신위원회 위원 등 140여 명이 참석했다. 한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인권이 보장되는 병영문화 정착 안전한 병영환경 조성 기강이 확립된 군대 육성 등 3개 분야로 구성된 병영문화 혁신 방안과 과제들을 보고했다. 하지만 이미 과거 군이 발표한 개선안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군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데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박 대통령은 강한 군대는 상하가 신뢰와 전우애로 뭉치고 사기가 높은 군대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 군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추호의 흔들림 없이 국토방위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회의 결과를 토대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병영 내 악습을 척결할 수 있는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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