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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인도의 모디노믹스

Posted May. 15, 2014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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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취재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미국 저널리스트 로빈 메레디스는 중국을 용에, 인도를 코끼리에 비유한다. 마오를 이긴 중국, 간디를 넘은 인도란 제목으로 한국에서 번역 출간된 저서 원제()도 코끼리와 용이다. 메레디스는 인도 칼럼니스트의 말을 인용해 인도는 쿵쿵거리며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한 코끼리라고 썼다.

인구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는 1947년 독립 후 경제정책에서 반()산업화 및 사회주의 색채가 짙었다. 영원한 스승 마하트마 간디와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영향이 컸다. 인도가 시장경제 개혁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오랜 좌파 민주주의가 경제를 파탄 낸 사실이 확연히 드러난 1991년이었다. 마오쩌둥의 극좌 노선으로 망가진 중국을 덩샤오핑이 개혁과 개방으로 방향 전환한 지 13년 뒤였다.

최근 인도 총선에서 친()기업 성장 노선의 인도국민당이 10년간 집권한 국민회의당에 압승했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인도국민당의 나렌드라 모디는 2001년부터 10여 년간 구자라트 주() 지사로 고도성장을 이룩한 주역이다. 기업과 성장, 시장()을 중시하는 그의 경제정책은 모디노믹스란 신조어를 낳았다. 총선 직후 인도 주가와 통화 가치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를 반영해 급등했다.

집권당인 국민회의당의 총리 후보는 인도 제1의 정치 명문가인 네루-간디 가문의 라훌 간디 부총재였다. 자와할랄 네루, 그의 외동딸 인디라 간디, 인디라의 아들 라지브 간디가 모두 총리를 지냈다. 라지브와 소냐 간디(현 국민회의당 당수)의 아들인 라훌은 황태자로 불린다. 반면에 모디는 젊은 시절 인도식 홍차를 거리에서 판매한 천민 출신이다. 네루-간디 가문은 성장률 추락과 부패로 민심이 등을 돌리면서 노점상 성공 신화의 모디에게 참패했다. 모디 정권이 막상 출범하면 어려움이 많겠지만 포퓰리즘 대신에 성장과 일자리를 강조한 거지 출신 우파 정치인의 호소에 공감해 몰표를 던진 2014년 인도의 선택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권 순 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