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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연구의 10대 강국

Posted February. 12, 2014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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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은 펭귄들의 낙원이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남극 대륙의 생태를 담은 남극의 눈물에선 황제펭귄이 등장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암컷 펭귄은 겨울의 혹한 속에서 알을 낳은 뒤 먹이를 찾아 바다로 떠난다. 이때부터 수컷은 무시무시한 눈보라와 폭풍 속에서 알을 부화시키는 고난의 여정을 시작한다. 아빠 펭귄은 위 속의 음식을 토해내 새끼를 먹이는 부성애()를 보여준다.

남극의 전체 면적은 약 1360km, 한반도의 62배 크기다. 평균 2100m의 두꺼운 얼음에 뒤덮인 대륙은 지구 담수의 90%를 품고 있다. 남극은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인류 생존을 위한 보물창고로 불린다. 지하와 해저에 석유와 가스, 광물과 수산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극한의 날씨와 청정한 자연이 공존하는 남극은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데 안성맞춤인 실험실이다. 지구 생성의 역사를 만년설 아래 고스란히 간직한 기록보존소이면서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돼 기후변화를 연구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우리나라 최초의 남극 대륙 본토 기지인 장보고기지가 오늘 준공된다. 1988년 남극 연안의 킹 조지 섬에 세종과학기지가 들어선 이래 한국이 26년 만에 남극에 2개 이상의 상설기지를 보유한 10번째 국가가 됐다. 세종기지는 해양환경과 연안생태에 대한 연구에, 1047억 원의 예산을 들인 장보고기지에선 빙하 운석 오존층 극한지 공학 등 대륙에 기반을 둔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1998년 발효된 환경보호에 관한 남극조약 의정서에 따르면 과학적 연구 외에 광물자원개발에 관한 사항은 2048년까지 유보된 상태다. 그러나 남극 대륙과 주변 섬에서 기지를 운영하는 29개국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은 상주인구 1000명 이상의 기지를 운영 중이다. 중국 일본 영국 호주 등도 극지 연구에 각축을 벌이고 있다. 과학영토의 확장, 그리고 미래 자원 확보의 차원에서 우리가 남극에 대한 투자를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고 미 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