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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일본군들이 편지에 쓴 만행기록 공개

중, 일본군들이 편지에 쓴 만행기록 공개

Posted January. 15, 2014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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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불쌍했지만 눈물을 머금고 죽여야 했다.

중국이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의 만행을 증명하는 각종 기록물을 잇달아 공개하며 일본의 신()군국주의 행보를 막아서기 위한 여론몰이에 나섰다. 지린() 성 기록보관소가 최근 공개한 일본군 편지들을 분석한 광밍()일보는 14일 일본인들조차 자신들의 잔학한 행위를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화중(허난 후난 후베이 등 3개 성)부대에 배속된 한 일본군 병사는 1938년 3월 12일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서 학살의 참상을 언급했다. 그는 부근에 1만 명 정도의 적 잔병이 있는데 불쌍한 것은 이 지역의 일반 백성들이라며 (민간인을) 모두 죽이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가련하지만 눈물을 머금고 살해한 적도 적지 않다고 썼다.

랴오닝() 성 선양() 부대 소속 한 병사는 같은 해 6월 8일 아내에게 보낸 글에서 성폭행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쓰는 말을 들어보고 만주 여성이라고 판단되면 성폭행한다. 군인 수백 명에게 겁탈당한 여자도 많다고 적었다.

이번 편지는 일본군이 남긴 우정검열월보에서 발췌한 것이다. 우정검열월보는 일본군이 자신들의 만행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하기 위해 점령지 내 자국 군인과 국민의 편지를 검열한 뒤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담긴 서신을 없애고 해당 내용을 매달 보고서로 작성한 자료다. 일본군의 잔혹성을 입증하는 자료는 여럿 있었으나 일본인 스스로 작성한 만행 기록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린 성 기록보관소가 이번에 공개한 우정검열월보는 217권, 1만7442쪽 분량. 이 중 복원을 통해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은 160권이다. 지린 성 기록보관소는 앞서 10일 일본 관동군의 위안부 징용 관련 문서와 731부대가 저지른 생물학 무기 개발 실험 등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며 만행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은 일본을 압박했다. 지린 성 기록보관소는 현재 일본군이 남긴 자료를 판독, 분석하고 있어 추가 폭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