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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태릉선수촌서 숨소리 가장 거친 팀? 단언컨대 남쇼트트랙

요즘 태릉선수촌서 숨소리 가장 거친 팀? 단언컨대 남쇼트트랙

Posted January. 10, 2014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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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지금처럼 홀대 받은 적이 또 있었을까. 다음 달 7일 개막하는 소치 겨울올림픽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요즘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들러리 신세다.

4년 전만 해도 남자 쇼트트랙은 한국 겨울스포츠의 최고 효자였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까지 한국 대표팀이 딴 23개의 금메달 가운데 10개가 남자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하지만 쇼트트랙은 최근 국제대회에서의 잇단 부진으로 언론과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NBC스포츠는 최근 소치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에서 눈여겨볼 선수로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와 샤를 아믈랭(캐나다), J R 셀스키(미국) 등 3명을 꼽았다. 이 3명은 지난해 11월 러시아에서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서 각각 500m, 1000m, 1500m 금메달을 나눠 가졌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8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빙상장. 신다운(21서울시청), 이한빈(26성남시청), 박세영(21단국대), 노진규(22한국체대), 김윤재(25성남시청)로 구성된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빙판을 돌고 있었다. 속도를 높이라는 코칭스태프의 목소리가 빙상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지난해 11월 중순 월드컵 4차 대회를 마친 대표팀은 하루 휴식을 가진 뒤 지옥훈련에 돌입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의 훈련은 오전 5시 시작된다. 정규 훈련을 마치는 오후 6시 반부터는 선수 각자가 나머지 훈련을 한다. 태릉선수촌에 입소한 종목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하루를 시작해 가장 늦게 일과를 끝낸다.

목표는 명예회복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남자 대표팀의 맏형 이한빈은 월드컵에서의 부진이 큰 자극이 됐다. 모든 선수들이 절실하게 스케이트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페이스도 급격히 올라가는 중이다. 대표팀이 최고의 스피드를 보였던 지난해 3월 수준에 이미 근접했다.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노 메달에 그치며 마음고생을 했던 신다운도 자신감을 많이 회복했다. 윤재명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누구 할 거 없이 짧은 시간 안에 스피드와 지구력이 크게 좋아졌다. 모든 선수들이 입 밖으로 드러내진 않아도 한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성적표는 우리 손에 달렸다

소치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의 1차 목표는 금메달 4개 이상으로 3대회 연속 톱10에 드는 것이다. 피겨스케이팅(김연아), 스피드스케이팅(이상화), 그리고 여자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2개를 기대하고 있다. 남자 쇼트트랙은 금메달 후보에서 빠져 있다.

하지만 부담감에서 한발 비켜선 남자 쇼트트랙은 한국 선수단의 성적표를 좌우할 다크호스로 꼽힌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다면 한국은 밴쿠버 올림픽과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기록했던 역대 최다 금메달 기록(6개)을 갈아 치울 수 있다.

첫 시험대는 2월 10일 열리는 쇼트트랙 남자 1500m다. 쇼트트랙 경기의 첫 테이프를 끊는 이 경기에서 깜짝 금메달이 나온다면 한국 대표팀의 메달 사냥은 한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윤 감독은 몸싸움이 치열한 쇼트트랙은 의외의 변수가 많다. 남자 1500m에서 첫 단추만 잘 끼운다면 이후 예상치 못했던 메달이 쏟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남자 1500m에는 3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