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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 인물중심 정당의 실패 반복 안하려면

안철수 신당, 인물중심 정당의 실패 반복 안하려면

Posted November. 29, 201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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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이 어제 신당 창당을 준비하기 위한 새정치추진위원회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신당 창당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도 최선을 다해 책임 있게 참여하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신당의 성격과 관련해 정의로운 복지국가 건설과 평화통일의 달성을 목표로 민생정치와 생활정치를 지향하고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을 모두 끌어안겠다고 밝혔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국민의 중간층을 끌어안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진영논리가 팽배한 현실에서 합리적인 중도 정당의 출현에 기대를 걸어봄직하다. 그러나 참여 인사가 안 의원을 포함해 국회의원은 달랑 2명에 불과하고, 명망가들이 보이지 않는다. 기존에 도와주던 일부 명망가들도 빠져나간 터라 과연 신당이 얼마나 공고한 정치세력화를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 의원이 새 정치를 내걸고 정치에 참여한지 2년이 지났지만 새 정치의 실체도, 새 정치를 말하는 화법도 여전히 모호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2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27%로, 새누리당(38%)보다는 낮지만 민주당(12%)보다는 배 이상 높다. 그러나 지지율은 거품과 같아서 언제 빠질지 알 수 없다. 과거 제3의 정당이 성공한 사례도 지역에 기반을 둔 충청권 정당 외에는 없다. 기성 정당들의 텃새가 심한 탓도 있지만 제3의 정당들이 정책과 이념 중심보다는 인물 중심이었던 탓이 컸다. 우리의 정치 풍토상 이쪽도 저쪽도 아닌, 중간을 지향한다는 것은 색깔이 분명치 않다는 부정적 인식을 받기 쉽다.

정당은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 안철수 개인 중심이 아닌 정책과 이념 지향의 정당이 돼야 하는 이유다. 신당은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으로 뒷받침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얼마만큼 비중 있는 인물들을 끌어들이는지도 관건이다. 내년 지방선거가 성패를 가르는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안 의원이 보인 행태로 미뤄볼 때 신당이 결국은 각종 선거에서 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꾀하면서 야권연대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유력하다. 그렇게 된다면 신당의 정체성은 퇴색되고 중간층의 실망을 부를 것임은 자명하다. 내년 지방선거부터 독자적인 인물과 정책으로 기성 정당들과 당당히 겨뤄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