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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한국 말고 투자할 나라 별로 없어코스닥 상장사, 홍콩-싱가포르

아서 한국 말고 투자할 나라 별로 없어코스닥 상장사, 홍콩-싱가포르

Posted October. 21, 20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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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말라리아 진단 시약으로 아프리카 시장은 얼마나 점유율이 올라갈 것 같나요?

한 홍콩 투자회사 관계자가 코스닥 상장기업인 엑세스바이오 최영호 대표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쏟아냈다. 엑세스바이오 관계자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투자회사 관계자의 테이블에 진단 시약 샘플을 올려주거나 컴퓨터와 연결한 대형 TV 화면에 엑세스바이오의 재무상태 그래프를 띄우는 등 민첩하게 대응했다. 1시간 가까이 문답을 한 끝에 현지 투자회사 관계자는 곧 투자 결정을 할 수 있을 테니 계속해서 회사 정보를 보내 달라고 말하고는 방을 나서 옆방 문을 두드렸다.

16일 홍콩의 한 유명 호텔에서는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홍콩의 투자회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합동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이어 18일에는 싱가포르에서도 같은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 참가한 상장사 12곳은 현지 투자회사 54곳의 담당자를 만나기 위해 각자 호텔 객실을 하나씩 얻었다. 넓은 객실과 호텔 로비에 관계자들이 쉴 수 있도록 다과와 편안한 의자가 마련됐지만 이곳에서 쉬는 투자가나 상장사 관계자는 드물었다. 엑세스바이오 최 대표도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 동안 11곳의 기관투자가를 만났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투자 가능 시장

정신없이 바쁜 일정이었지만 참여한 기업들의 표정은 밝았다. 홍콩과 싱가포르의 기관투자가가 한국의 중소기업 투자에 큰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들이 한국 시장을 좋게 평가하는 이유는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는 것과 실적이 좋고 가격이 싼 회사가 많다는 것이다.

일본계 투자회사인 미쓰이스미토모에셋매니지먼트 홍콩법인의 김상현 한국 주식담당 매니저는 조선이나 전자, 정보기술(IT) 업체의 경우 수출 경기가 활성화되면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대기업에 물량을 공급하는 코스닥 상장업체들의 실적도 덩달아 좋아질 것이기 때문에 홍콩에서도 이들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내수산업 등 다양한 업종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한국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이유가 됐다. 산 로 크로스인베스트 자산관리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싱가포르)는 한국은 IT부터 내수산업, 해운 조선 철강 서비스 등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고 내수 경기도 좋다며 최근 동남아 지역의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시아 대륙에서 한국 외에는 투자할 만한 나라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 증시에 상장 준비를 하는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선 KDB대우증권 해외사업본부장(홍콩) 상무는 특히 홍콩에 상장한 중국 기업 가운데 일부가 우리나라에 2차 상장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걸림돌은 유통 주식 수와 단기 외국인자금

한국거래소와 코스닥협회는 같은 행사를 지난해 9월에도 치렀다. 참여한 현지 투자기관은 지난해보다 1곳 줄었지만 동남아를 휩쓴 금융위기 공포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현지 IR 행사에 참가한 이홍구 한글과컴퓨터 부회장은 기관투자가가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큰 관심을 두고 회사 정보를 계속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등 장기 투자를 시사하는 자료나 답변을 많이 요구했다고 전했다.

다만 현지 기관투자가는 한국 중소기업은 좋은 투자처이지만 실제로 투자하려면 어려운 점이 많다고 전했다. 로 매니저는 기업주와 특수 관계인의 지분 보유 비중이 높은 한국 중소기업은 시장에 나오는 주식 유통량 자체가 적어 매입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좋은 시점에 매수나 매도하기도 어렵고 그래봤자 큰 수익을 남기기 어려워 선뜻 투자하기가 망설여진다는 것이다.홍콩싱가포르=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