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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치 주장은 북에 우리 영해 넘겨주자는 것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치 주장은 북에 우리 영해 넘겨주자는 것

Posted July. 26, 2013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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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펑펑 내리는데 뒤에서 총알이 비 오듯 쏟아지는 거야. 총알을 맞은 눈덩이가 흙과 함께 튀어 오르던 그 광경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연평도 출신의 625전쟁 참전용사 최남식 씨(82사진)는 생사의 고비를 넘겨야 했던 전쟁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19세 나이에 대한청년단원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최 씨는 황해도 해주에서 북한군과 맞서 싸웠다. 60년 넘는 세월이 흐르면서 현재 연평도 주민들 중 625전쟁에 참전했던 사람은 그를 포함해 단 두 명뿐이다. 최 씨는 625전쟁이 발발하자 30여 명의 연평도 청년들과 함께 전쟁터에 투입됐다. 국군이 유엔군과 함께 반격에 성공해 북한으로 진격하자 연평도 청년들도 뒤따랐다. 절반은 황해도 구월산 공비토벌 작전에 나섰고, 그를 비롯한 나머지 절반은 해주에서 북한군과 맞섰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희생돼 조국을 지켜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625전쟁이 젊은 세대들에게 잊혀진 전쟁이 되어가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최 씨는 2010년 연평도 포격에서 보듯 북한은 남한에 대한 무력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전쟁을 잊지 않아야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에 대해서도 평화수역을 선포해 서해 공동어로구역을 설치하자는 주장은 우리 영토를 북한에 넘겨주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내가 배운 것도 없지만 이거 하나는 분명해. NLL을 남하시키는 것은 절대 안돼. 연평도 주민들이 꽃게로 먹고 사는데 NLL을 남하시키는 것은 그 해역을 북한에게 넘겨주자는 말과 다를 게 없는 거야.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