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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 미가 해킹한 날짜-IP주소 언론에 넘겨

스노든, 미가 해킹한 날짜-IP주소 언론에 넘겨

Posted June. 15, 2013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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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개인정보 비밀 수집 및 감시 실태를 공개한 에드워드 스노든(29)이 미 국가안보국(NSA)이 해킹한 홍콩과 중국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까지 홍콩 언론에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이 언제 어디를 해킹했는지도 조만간 밝혀질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스노든을 독점 인터뷰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스노든이 보여준 자료에는 NSA가 5년간 해킹한 구체적인 날짜와 IP 주소가 있다며 추가 분석을 통해 새로운 세부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료에는 NSA의 해킹 성공률은 75% 이상이며 해킹 공격이 진행 중인지 혹은 완료됐는지 등도 일일이 기록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이 해킹했던 각 IP 주소가 모두 공개되면 미국의 사이버 정보 수집 행태가 상당 부분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해킹당한 기관이나 개인이 미국을 상대로 소송을 낼 가능성도 있다. 스노든은 이 자료는 NSA가 (외국) 서버와 컴퓨터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해킹할 수 있었는지와 그 빈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미국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이고 있다. 관영 환추()시보는 14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2008년 대선 구호인 예스 위 캔(Yes we can그래 우리는 할 수 있어)을 예스 위 스캔(Yes we scan그래 우리는 감시할 수 있어)이라고 풍자한 독일 언론을 소개하며 미국의 위선을 꼬집었다.

스노든 사건으로 반사 이익을 보게 된 중국 정부는 표정 관리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미국의 사이버해킹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중요한 명분을 얻게 됐다고 보고 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가 스노든의 신병 인도를 요청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사건의 진전 상황을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스노든이 홍콩에 계속 머무르는 가운데 로버트 뮬러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13일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스노든에 대해 범죄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신병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폭로로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미 고위 정부당국자가 스노든의 수사 사실을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하원 정보위가 스노든이 중국과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전했다.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스노든이 왜 홍콩으로 갔는지, 왜 그리고 어떻게 홍콩에 계속 머물고 있는지, 중국 정부가 스노든의 체류에 협력하고 있는지 등 궁금한 것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스노든이 NSA 기밀 정보를 빼내는 데 사용한 도구는 휴대용저장장치인 USB 메모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기관에서는 원칙적으로 USB 메모리 사용이 금지돼 있으나 스노든 같은 네트워크 관리자는 특별한 허가 절차를 거쳐 예외가 적용될 수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3일 보도했다.

베이징=고기정워싱턴=정미경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