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통신기술 21년 개척자, 창조경제 지휘봉

Posted March. 15, 2013 03:06   

中文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와 과학기술계는 14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내정된 최문기 후보자에 대해 강한 추진력을 갖춘 통신기술 전문가로 미래창조과학부가 다룰 분야를 누구보다 상세히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최 후보자는 국내 통신기술의 메카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잔뼈가 굵은 연구원 출신이다. KAIST를 졸업한 1978년부터 1999년까지 21년 동안 ETRI에 몸담으며 통신기술과 인터넷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한국의 통신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전전자교환기(TDX)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개발 프로젝트에 모두 참여했다. 최 후보자 이름으로 낸 국내외 특허도 36건에 이른다. 그는 나는 한마디로 엔지니어라며 특히 융합기술에 대해선 상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ETRI 원장을 맡으며 진대제 옛 정보통신부 장관이 추진한 신성장동력 정책 IT 839 전략을 적극 지원했다. 이 때문에 IT 839의 핵심 산업인 로봇과 와이브로 관련 기업의 주가는 최 후보자 내정이 발표된 14일 상한가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 후보자는 일단 목표를 정하면 어떻게 해서든 이를 달성하려는 추진력이 강하다. 덕장()보다는 용장()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는 최 후보자는 ETRI 연구원으로 일할 당시 미국에서 기술을 배워온 뒤 몇 년간 노력한 끝에 비동기전송모드(ATM)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적이 있다며 강한 추진력으로 목표를 이뤄내는 타입이라고 말했다.

ICT에 특화한 한국정보통신대(ICU) 교수로 일할 때는 전액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에게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은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며 졸업 후 학교발전기금을 내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는 대선주자 시절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에서 인연을 맺었다. 이병기 서울대 교수,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회장 등과 함께 ICT 분야를 조언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가동될 때도 정책 조언을 하며 창조경제 구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주로 그에게 신기술의 산업화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최 후보자 내정에 대해 공무원들과 ICT 업계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미래부가 담당할 ICT와 연구개발(R&D)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누구보다 높아 초반 조직을 세팅하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학기술계는 그가 통신전문가라는 점 때문에 다소 걱정하는 목소리를 냈다. 박성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은 정보통신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특히 기초과학 진흥에도 많이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퇴한 김종훈 전 후보자와 같은 스타성이 없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혔다. 주로 연구원으로 활동해 외부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성품도 2m에 가까운 큰 키와 달리 조용한 편이다.

최 후보자는 내정 사실이 알려진 뒤 미래부는 국가 경제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과학기술과 ICT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창조경제의 방향에 대해서는 과학기술과 ICT의 융합에 그치지 않고 콘텐츠와 문화예술, 인문사회학 등으로 융합 대상을 확대해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겠다며 개방형 혁신, 기업가 정신, 상호협력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석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