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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매체 찬바람

Posted December. 26, 2012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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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 화려한 명성을 자랑했던 신문과 잡지들이 줄줄이 문을 닫거나 온라인판만 운영하는 식으로 전략을 바꿨다. 정보기술(IT) 매체와 스마트폰 확산, 무가지 출현, 경기 불황이 겹쳐 독자와 광고 수입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다.

타임과 함께 미국을 대표해 온 79년 역사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12월 31일자를 마지막 종이판으로 24일부터 배포됐다. 부진한 인쇄광고 매출과 인쇄와 배포에 연간 4000만 달러(약 430억 원)가 들어가는 고비용 구조가 더는 버틸 수 없도록 했다. 지난해 잡지 광고매출은 1억4100만 달러(약 1513억 원)로 2007년에 비해 70%가량 줄었다.

미국의 3대 시사주간지 중 하나였던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이미 2008년 인쇄판을 중단했으며 일간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2009년에 온라인 전환을 발표했다. 지방지인 로키마운틴 뉴스, 시애틀 포스트인텔리겐서 등도 2009년 이후 종이판을 없앴다.

재정 위기로 대륙 전체가 휘청거렸던 유럽에서 인쇄 매체에 대한 찬바람이 거셌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독일어판이 12월 7일을 마지막으로 폐간됐다. 2000년 선보인 이 신문은 단 한 차례도 수익을 내지 못했고 누적 적자만 2억5000만 유로(약 354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10대 일간지에 속하는 룬트샤우(FR)도 지난주 파산 신청을 했다. 2001년 독일에서 발행된 전체 신문 부수는 2370만 부에 달했지만 올해는 1840만 부로 22.4% 줄었다.

레제코와 함께 프랑스의 양대 경제지였던 라트리뷴은 경영 위기를 못 버티고 1월 30일로 1985년부터 발행해 온 신문 발행을 중단했다. 이후 온라인으로만 기사를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13일엔 1941년 레지스탕스들에 의해 창간돼 한때 최대 석간신문의 지위를 자랑했던 프랑수아르지가 역시 종이판을 끝내고 온라인판만 내고 있다.

일본은 잡지 왕국으로까지 불리고 있지만 정보 잡지 피어, 여성지 PS 등 무려 158종의 잡지가 지난해 휴폐간됐다. 지난해 잡지 시장 규모도 전년보다 6.6% 감소한 9844억 엔(약 1조2600억 원)으로 집계돼 27년 만에 1조 엔 이하로 떨어졌다. 시장 규모는 14년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지난해 감소폭이 사상 최대치다. 잡지 판매액은 통계 발표가 시작된 1951년 이래 계속 늘어 1997년에는 1조5644억 엔으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종훈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