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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베이징 인민대회당서 농성 왜?

Posted December. 04, 201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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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 옆의 인민대회당은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가 열리는 등 엄숙한 장소다. 그런 곳에서 1일 오후 2시 나이가 지긋한 남녀 1000여 명이 정부를 상대로 집단 항의에 돌입했다. 인민대회당 내에서 시위성 행동이 벌어지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이 이들은 전국에서 혁명가요(홍색가요) 경연대회를 하기 위해 참석한 사람이었다. 이들의 농성은 다음 날 오전 3시경 그들이 요구한 대회 참가비 2000위안(약 35만 원)을 받고서야 끝났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중국 문화부 산하 예술복무중심은 올해 초 제2회 중국중장년문화예술공연 대회를 기획했다. 3월부터 전국에서 예선을 거쳐 선발된 홍색가요 합창단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베이징으로 초청해 인민대회당에서 본선을 갖기로 했다. 또 공연은 공산당 새 지도부 앞에서 펼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 행사에는 6000여 명이 참가했다. 1일 오전까지는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됐다. 그런데 당초 참가비에 포함돼 있다던 베이징 시내 관광이 취소됐다는 게 알려지면서 참석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정부가 사기를 쳤다며 환불을 요구했다. 감정이 격앙되자 이번에는 본선 진출에 실패한 일부 팀까지 나서 우리도 지도부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해 달라며 농성에 들어갔다.

각 지방을 대표해 이번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나름 당성()과 사회적 지위도가 있는 계층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한 참석자는 흥분하지 말고 냉정을 찾자고 주변에 말했더니 배신자니, 변절자니 하면서 욕을 해댔다고 전했다. 결국 주최 측은 참가비를 돌려주고 본선 행사는 열리지도 못한 채 취소돼 경연대회는 엉망진창이 됐다. 홍콩 밍()보는 이날 참가자 상당수는 지방정부나 당위원회에서 돈을 대신 내준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고기정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