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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야후 여성 CEO의 득남

Posted October. 03, 2012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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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7월 16일 야후의 새 최고경영자(CEO)로 머리사 메이어가 낙점된 일은 여러 가지 면에서 화제를 모았다. 첫째는 메이어가 구글의 부사장 출신이라는 점이었다. 업계 1위인 구글의 핵심 20인 중 하나인 그가 무엇이 아쉬워 위기에 빠진 경쟁업체 야후 CEO로 이직했는지 뒷말이 무성했다. 둘째는 37세라는 젊은 나이다. 정보기술(IT) 업계가 젊은 피를 선호하지만 창업자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서 30대는 여전히 파격이다. 미국 대기업 CEO의 평균연령은 55.6세다.

더욱이 야후로 옮겨올 때 메이어는 만삭의 임신부였다. 그가 출산 예정일이 임박했음을 밝혔음에도 야후 이사회는 개의치 않고 그를 영입했다. 배가 부르냐 안 부르냐를 떠나 오로지 능력만을 보겠다는 이사회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그는 향후 5년간 1억 달러(약 1130억 원)의 보수와 별도의 스톡옵션을 받는 비싼 엄마다. 그가 9월 30일 득남()함으로써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워킹맘이 되었다.

최근 5년간 주가가 50%나 하락한 야후는 CEO의 무덤으로 불린다. 기대를 모았던 CEO 스콧 톰슨이 학력위조 논란에 휘말려 4개월 만에 낙마한 것을 비롯해 최근 1년간 임시 CEO를 포함해 5명이 사임했다. 야후를 회생시켜야 하는 메이어의 책무가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메이어가 유리천장(glass ceiling)을 뚫은 것이 아니라 유리절벽(glass cliff)에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야후가 직면한 현실이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리절벽이란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나 위험이 큰 자리를 남성이 맡으려 하지 않다 보니 여성이 그 자리를 맡아 희생양이 되는 상황을 말한다.

메이어는 여성 CEO로는 드물게 엔지니어 출신이다. 그동안 구글 홈페이지 개편을 비롯해 검색인터페이스, G메일, 구글 뉴스, 구글 이미지를 설계하고 개발했다. 기술 업무를 주로 담당했던 그가 야후와 같은 거대조직을 경영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제 그에게는 엄마라는 또 하나의 중요한 과업이 추가됐다. 여성 CEO가 일과 가정을 둘 다 성공적으로 경영해낼 수 있을 것인지, 세상이 그의 출산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메이어가 성공한다면 여성에 대한 또 하나의 편견을 깰 수 있을 것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