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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차관세 추가협상 요구 않을듯

Posted December. 14, 2010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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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으로 한국과 유럽연합(EU) 간에도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에 양보한 만큼 EU에도 일정 부분 양보를 해주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13일 EU와 미국은 자동차회사나 시장 특성이 서로 달라 추가협상이 어떻게 이뤄지건 간에 국내 판매량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세는 건드리지 않을 듯하고

먼저 미국과 달리 EU가 이미 FTA에서 합의한 관세철폐 계획을 손보자는 요구를 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국과 EU는 양측이 모두 배기량 1500cc가 넘는 중대형차는 협정 발효 뒤 3년 안에, 소형차는 5년 안에 관세를 없애자는 내용으로 올해 10월 FTA에 정식으로 서명한 상태다.

만일 EU가 자기 시장을 지키려고 한국차에 대한 관세 철폐를 늦추면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유럽차에 대한 한국시장 관세철폐도 미뤄야 한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와 달리 유럽 브랜드 차는 한국 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어 기존 합의대로 관세를 빨리 없애는 게 EU로서도 유리하다.

한국에서 유럽 브랜드 자동차는 올해 111월에만 5만4465대가 팔려 전체 수입차 판매의 66%를 차지했으며 점유율이나 판매량이 매년 크게 늘고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생산량이 많지 않은 고급차 제조사에 한국은 상당히 중요한 시장이다. BMW 5시리즈의 경우 올해 110월 독일,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에서 4번째로 많이 팔렸다.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독일을 제외한 해외시장 중 한국이 1위다.

유럽 시장에 대해서도 유럽 자동차회사들은 비교적 자신감이 있는 편이다. 미국 차가 자국 소비자들에게도 외면받는 차인 반면 유럽 차들은 제품 경쟁력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비관세 부문은 추가협상해도 판매에 영향 미미

비관세 부문에서 추가협상 범위로 거론되는 것은 연료소비효율 및 환경규제 완화와 앞으로 한국이 세제 개편을 할 때 그 절차를 투명하게 해달라는 요구다. 이는 모두 한미 FTA 추가협상에서 한국이 받아들인 요구로, EU가 이런 요구를 하게 된다면 실익보다는 상징적인 형평성과 만일에 생길지도 모르는 불이익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FTA 추가협상에서 한국은 미국에 대해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4500대 이하인 회사에는 19% 완화된 연비 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미국 수입차업체는 3개 회사가 모두 지난해 판매량이 4500대에 못 미치지만 유럽 수입차업체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등 주요 4개사가 모두 지난해 판매량이 이 기준을 훨씬 넘는다. 한미 FTA 추가협상 기준을 적용해도 판매량이 적은 일부 고급 브랜드나 피아트 등 지금까지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브랜드 정도가 혜택을 볼 거라는 얘기다. 세제 개편에서의 투명성 요구는 원칙적인 것으로, 이후 한국에서 자동차 관련 세제를 개편할 때 자국 차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개정을 공개적으로 진행하라는 요구다. 유럽 브랜드 수입차업체들은 대부분 새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는 규정들에 대해 받아들여도 무슨 영향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실 폭스바겐코리아 부장은 큰 이득은 별로 없을 것 같다며 미국과의 형평성 문제를 염두에 둔 요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장강명 정혜진 tesomiom@donga.com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