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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창의 인성교육

Posted May. 20, 201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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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가 정보의 시대라면 21세기는 창의성의 시대다. 애플 컴퓨터를 창립한 스티브 잡스처럼 남과 다른 독창적인 발상을 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뛰어난 창의적 인재를 사회가 요구하고 있다. 깊이 있는 지식보다는 틀리지 않는 기술을 시험하는 듯한 사지선다형 문제나 단순 암기식 수업내용은 시대에 뒤떨어진 교육방식이다. 클릭 한번으로 온갖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지식의 유효기간이 갈수록 짧아지는 시대에 단순 암기식 교육은 설 자리가 없다.

옛날에는 창의성은 신이 내려준 선물, 즉 타고난 재능이라고 보았다. 시인은 뮤즈가 구술해주는 것만 창작할 수 있다고 주장한 철학자 플라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많은 연구를 통해 창의성도 교육과 훈련을 통해 계발()할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재능이 아무리 뛰어났다 한들 아버지의 철저한 조기교육이 없었더라면 천재성이 사장돼버렸을 수도 있다.

창의성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거나 경쟁이 없는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행복 연구로 유명한 미국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창의적인 사람 91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다. 이들은 각자 영역에서 해당 지식을 섭렵해 이를 토대로 새로운 지식체계를 생산해 낸 사람들이었다. 우연한 발견이나 비범한 통찰도 그 발견과 통찰의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에게만 가능하다는 의미다. 탄탄한 지식이야말로 창의성의 바탕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 2학기부터 서술논술형 시험을 전체 평가의 30%로 확대하고 2014년부터 학생들의 학습량을 20% 줄이겠다는 창의인성교육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2000년부터 적용된 제7차 교육과정에서 이미 학습량이 30%가량 줄였는데 여기에서 다시 20%를 줄이겠다는 말이다. 학력저하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일본에서도 학습량을 30% 줄이는 유도리(여유) 교육을 도입했다가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에서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자 내년부터 학습량을 원래 상태로 복귀시키기로 했다. 학습량 줄이기가 창의인성 교육과 직결되는지도 의심스럽지만 일본에서 실패한 제도를 답습할 일인지 모르겠다. 평가에서 교사의 재량이 커지다 보면 치맛바람이 생겨날 수도 있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