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주사 한 대만 맞으면 신종 인플루엔자와 계절성 인플루엔자 등 여러 질병을 한꺼번에 예방하는 게 가능해질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10년 후 우리 생활을 바꿀 10대 미래 기술을 선정해 발표했다. 10대 기술로는 입는 컴퓨터 3차원 디스플레이 간병 도우미 로봇 다목적 백신 유전자 치료 홈 건강관리 시스템 고효율 휴대용 태양전지 스마트원자로 무선 전력송수신 기술 에코 에너지 제로 건축이 꼽혔다. 한성구 KISTEP 기술예측센터장은 과학기술 전문가와 시민 패널의 평가를 반영해 10년 뒤 실제로 쓰일 가능성이 높은 기술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IT-바이오-에너지 등 첨단기술 망라
10대 기술 중에는 현재 각광받고 있는 정보기술(IT), 바이오, 에너지, 환경, 로봇 분야의 첨단 기술이 망라됐다. KISTEP에 따르면 다목적 백신과 유전자 치료는 사람의 건강과 수명을 늘려주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질병을 주사 한 대로 예방할 수 있는 다목적 백신은 변종이 일으키는 질병까지 한꺼번에 예방하고 백신을 자주 맞아야 하는 불편을 줄여준다. 여러 병원균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유전자를 공격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잘못된 유전자 때문에 일어나는 질병은 질병 유전자를 바꿔주거나 치료용 유전자를 새로 넣어주는 방식을 통해 근본적으로 치료한다.
영화 아바타를 3차원 영상으로 보려면 지금은 영화관에서 특수 안경을 쓰고 봐야 하지만 10년 뒤엔 대부분의 가정에서 안경을 쓰지 않고도 3차원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된다. 몸에 착용하거나 옷처럼 입는 컴퓨터는 머리손목손가락 착용형이나 티셔츠 바지 등의 형태로 만들어져 산업 물류 레저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된다.
가전제품에 콘센트-플러그 사라져
개인이 휴대용 태양전지를 갖고 다니며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등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것도 흔한 장면이 된다. KISTEP는 2020년에는 휴대용 태양전지 세계 시장이 1000억 달러(약 1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중소형 원자로인 스마트 원자로의 수출도 활발해진다. KISTEP는 2020년까지 중소형 원자로의 세계 시장이 700억 달러(약 80조 원)에 이르고 한국이 10기 정도는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10년 뒤에는 가전제품에 콘센트와 플러그가 없어도 무선으로 전기를 주고받을 수 있게 돼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밖에 첨단 단열기술과 건축자재를 이용하고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제로 건축물도 나온다.
KISTEP는 10대 기술을 선정하기 위해 먼저 1000여 명의 과학기술 전문가를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받은 뒤 전문가와 시민 패널 등 등 모두 6단계의 평가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역분화줄기세포를 이용한 바이오장기 기술 등은 10년 뒤 상용화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돼 탈락했다. 한성구 센터장은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 과학기술의 미래 예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매년 10대 기술을 선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연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