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일정권 4번타자 오자와, 감독까지 맡을판

일정권 4번타자 오자와, 감독까지 맡을판

Posted January. 01, 2010 08:39   

中文

2009년 일본 정계 최대 승리자는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이라고 할 수 있다. 830 총선을 통해 사상 최대 의석의 집권 여당을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고, 비록 총리가 되지는 못했지만 총리보다 훨씬 큰 영향력으로 정국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총리가 아니기 때문에 눈에 띄는 견제도 거의 없다. 바야흐로 일본은 오자와 전성시대다.

그는 최근 정부가 주도한 내년도 예산안 전면 재검토 작업을 말 한마디로 막판 수정한 데 이어 정당교부금 173억 엔을 포함한 내년도 당 예산 편성 작업도 직접 지휘하고 있다. 당 대표는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이지만 자금줄은 오자와 간사장이 쥐고 있다. 민주당은 내년 7월의 참의원 선거 승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그의 뜻을 반영해 참의원 필승 예산이라고 할 정도로 선거 대책에 치중한 예산을 짤 방침이다. 불만을 가진 의원도 일부 있지만, 오자와 간사장이 이런 방식으로 2007년 참의원 선거와 2009년 중의원 선거를 대승으로 이끌었기 때문에 입도 벙긋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에게 잘못 보였다간 자금과 인사, 정책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 일본 외교의 최대 현안인 후텐마() 미군비행장 이전 문제나 총선 공약의 이행 또는 수정 등 정권 차원의 큰 줄기에도 오자와 간사장이 적극 개입하고 있다. 민주당 정권이 내걸었던 정부로의 정책 일원화가 유명무실화된 것이나 다름없다. 외무성 일각에서는 오자와 간사장이 한국과 중국을 누비며 각광을 받고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일왕 면담을 외무성의 반대에도 실현시킨 데 대해 외무성이 설 자리가 없었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민주당 가와카미 요시히로() 참의원의원이 지난해 12월 30일 하토야마 총리를 찾아가 재일동포 등 영주외국인에 대한 지방선거 참정권 부여와 관련해 내년 정기국회에서 의원 입법이 아니라 정부제출 법안으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건의할 때에도 오자와 간사장도 그러기를 원한다며 그의 이름을 팔았을 정도다.

연립정권의 유지와 운영도 그의 몫이다. 후쿠시마 미즈호() 사민당 당수와 가메이 시즈카() 국민신당 대표는 원래부터 오자와 간사장과 친분이 두텁다. 이들이 연립정권 차원의 부탁이나 불만을 전하는 상대도 하토야마 총리가 아니라 오자와 간사장이다. 시게노 야스마사() 사민당 간사장은 최근 그를 몇 차례 만나 총리의 감각이 의심스럽다며 총리에 대한 불만을 직설적으로 털어놨고, 오자와 간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윤종구 jkmas@donga.com